이미지 크게보기 과메기를 먹을 때 쪽파와 마늘, 풋고추, 미역을 곁들이면 쫄깃한 식감의 풍미를 더욱 진하게 느낄 수 있다. 포항시 제공

꾸덕꾸덕 말린 제철 과메기의 ‘영양학’

과메기의 계절이 돌아왔다. 시즌을 맞아 포항시(시장 이강덕)와 경북매일신문(대표 최윤채)은 26, 27일 양일간 서울 서초구청 특별행사장에서 ‘2015 포항구룡포 과메기 서울 홍보행사’를 갖는다. 과메기를 저렴하게 판매하며 과메기 퓨전요리 현장조리 및 시식코너도 차려진다. 과메기 외에 대게, 오징어, 아귀, 문어, 검은돌장어 등의 포항 대표 특산물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오승희(이학박사) 포항과메기연구소 소장의 도움말로 과메기의 ‘영양학’과 올바른 섭취법을 알아보았다.

동해바다 포구에서 꾸덕꾸덕 마른 과메기의 ‘맛’은 이미 국내에서 공인을 받았기 때문에 산지인 포항 구룡포를 가지 않더라도 동네 대형마트나 재래시장에서 손쉽게 구해 먹을 수 있다. 그래서 매년 이맘때면 굳이 미식가가 아니더라도 촉촉한 기름기로 고소하면서 쫄깃쫄깃한 살점 맛도 일품인 과메기를 많은 이가 찾는다. 그런데 그처럼 계절인 별미인 과메기가 과연 몸에도 좋을까?

일단 과메기 하면 많은 이가 당연히 몸에 좋은 음식이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과메기가 꽁치를 말려 만든 것이기 때문이다. 등푸른생선의 ‘막내’격인 꽁치에는 어린이 성장과 여성 피부미용에 좋다는 불포화지방산과 숙취예방에 좋다는 아스파라긴산 그리고 노화현상과 체력저하, 뼈의 약화, 뇌의 쇠퇴, 피부 노화를 억제하는 핵산이 풍부하게 들어있다.

그런데 말려도 이 같은 성분이 그대로 들어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오히려 더 많아진다. 우선 함량이 대폭 늘어나는 핵산부터 보자. 핵산은 여러 성분으로 이뤄져 있다. 그중에서 몸에 좋은 작용을 하는 것이 이노신과 하이포크산틴(hypoxanthin)이다. 실험결과 15일 건조를 통해 이노신은 약 2.5배, 하이포크산틴은 3배 정도 증가했다. 또 건조되며 유리아미노산의 함량도 늘어났다. 유리아미노산은 단백질이 분해 소화되면서 만들어진 것으로 소화흡수율이 높다. 어류 섭취 시 항상 우려되는 콜레스테롤 함량은 건조기간을 통해 오히려 줄었다. 수분이 빠져나가기 때문에 아스파라긴산 함량도 높아진다.

그런데 문제는 몸에 좋다고 유명한 불포화지방산이다. 과메기가 국민 계절식이어서 많이 거론되고 있지 않지만 건조과정에서 DHA나 EPA 등의 불포화지방이 산패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

물론 산패된 불포화지방은 몸에 그리 좋지 않다. 그러나 건조 방법에 따라 산패를 방지할 수 있다. 통마리로 건조하면 지방 노출이 덜해 산패 정도가 줄고, 열풍 등을 이용한 인공 건조보다는 차가운 자연풍을 이용한 자연건조의 경우에도 산패 정도가 확연히 줄어든다. 최근에는 산패를 억제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키토산과 비타민C를 혼합한 용액으로 코팅하면 산패를 막는다는 실험결과가 있다. 이처럼 건조할 경우 사람 몸에 유익한 고밀도지단백(HDL) 콜레스테롤 함량도 높아졌다.

한편 과메기는 비린내가 날 수도 있다. 따라서 먹을 때 김, 미역이나 다시마 또는 유황화합물이 많은 양파, 마늘 등을 함께 먹으면 좋다. 과메기에는 비타민B1을 파괴하는 물질이 있어 각기병이나 에너지 대사의 문제점도 유발할 수 있는 만큼 마늘을 꼭 같이 먹어야만 한다. 껍질은 벗겨 먹어야 하며 특히 건조가 안 된 과메기는 식중독을 유발할 수 있어 수분 함량이 25~40% 정도(손가락으로 눌러보아 탄력이 약간 있는 상태)인 것을 먹어야 한다.

또 과메기는 지방이 많아 위장이 튼튼하지 못한 사람은 과다 섭취를 피해야 한다. 알코올도수가 높은 술과 함께 마시면 위장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비위가 약한 사람들은 초고추장을 만들 때 식초의 사용량을 많이 하면 먹기가 쉬워진다.

이경택 기자 ktlee@ munhwa.com

이미지 크게보기 과메기 판매점에서 먹기 좋게 껍질을 제거하는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