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OB 포수 시절의 김태형 두산 감독. 두산 제공

김태형 프로야구 두산 감독이 감독으로 데뷔하자마자 한국시리즈를 제패하면서 OB(두산) 포수 출신 감독들이 주목받고 있다. 프로야구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게 포수 출신이기 때문. 김경문 NC, 조범현 kt, 그리고 김태형 두산 감독 등 3명이 그 주인공들이다.

투수 출신은 김성근 한화, 양상문 LG 감독 등 2명밖에 없다. 유격수 출신은 류중일 삼성, 염경엽 넥센 감독 등 2명. 김용희 SK 감독은 현역 시절 3루수였고, 김기태 KIA 감독은 1루수였다. 2루수 출신 감독은 없다. 외야수는 지난 10월 16일 취임한 조원우 신임 롯데 감독이 유일하다.

포수 출신 감독이 인기를 끌고 성적도 잘 나오는 이유는 역시 포수라는 포지션의 특성 때문이다. 포수는 볼 배합을 통해 투수를 리드하기에 사실상 공 하나하나마다 전략을 짜는 자리다. 수비수들의 위치를 지정해 주기도 하고, 상대 팀 주자의 움직임까지 항상 신경을 써야 하기에 전술전략에 대한 이해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3인의 포수 출신 감독 중에서 김경문 감독이 57세로 가장 나이가 많고, 조범현 감독이 55세, 김태형 감독이 48세로 ‘막내’다. 공교롭게 모두 OB 출신. 김경문 감독과 조범현 감독은 OB에서 수비형 포수로서 경쟁을 펼쳤다. 김경문 감독은 1991년 OB에서, 조범현 감독은 삼성에서 은퇴했다. 조범현 감독은 1992년 삼성 배터리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김경문 감독은 1994년 역시 삼성 배터리 코치로 부임했다. 감독 생활을 시작한 때는 2003년으로 같다.

조범현 감독은 2003∼2006년 SK를 이끌었고, 2008∼2011년 KIA를 지휘하며 2009년 한국시리즈 패권을 거머쥐었다. 김경문 감독은 2003년 두산 감독으로 승진, 2011년 6월까지 두산을 이끌다 2012년부터 NC 지휘봉을 잡고 있다. 2007∼2008년 연속으로 두산을 준우승시켰다. 조범현 감독은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김경문 감독은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대표팀을 이끌고 금메달을 따낸 명장들이다. 현역 시절 이들을 선배로 모신 김태형 감독은 올해 한국시리즈를 제패했다.

OB 프런트 출신인 구경백 IB 스포츠 해설위원은 “전통적으로 포수가 강한 두산에선 후배는 뛰어난 선배들을 보면서 자연스레 깨달음을 얻고, 선배는 노하우를 잘 전수해 주는 문화가 있다”며 “포수가 잘 길러지기에 앞으로도 진갑용 삼성 전력분석원, 아직 현역인 홍성흔 등이 두산 포수 출신 감독으로 맥을 이어가는 날이 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