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경제 우선 박근혜 대통령이 6일 오전 황교안(왼쪽) 국무총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청와대에서 열린 제4차 규제개혁장관회의 및 민관합동개혁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36개 폐지·77개는 개선
내년말까지 대대적 정비

23만개 중기업체들 혜택
매출 年8630억 증대효과

73개는 국제기준에 맞춰
시험비용·수수료 등 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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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조정실이 중소기업의 발목을 잡아온 인증규제 제도를 대수술하는 내용의 ‘인증제도 혁신 방안’을 마련함으로써 1961년 도입된 지 54년 만에 인증제도 생태계는 전환기를 맞게 됐다. 이번 혁신안은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5월 6일 제3차 규제개혁장관회의에서 중소기업의 과도한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규제를 제로베이스에서 검토해 개선방안을 보고하라는 지시에 따른 것이다.

◇내년 말까지 72개 인증 폐지 등 113개 인증 대대적 정비=국무조정실은 현재 203개의 인증규제를 원점에서 검토해 113개 인증규제에 대한 대대적인 정비를 단행하기로 했다. 국제 사례를 참고하고 유사·중복 규제를 근본적으로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식품·축산물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 탄소성적표지, 공간정보품질인증 등 36개는 폐지된다. 중소기업 비용·절차부담 등을 고려해 환경표지, 친환경 가구 규제, 의료기기 허가, 전기용품 안전인증 등 77개는 개선하기로 했다. 다만 국민 생명·안전, 국제협약 등 필수적인 54개 인증은 현행대로 유지된다. 정부는 이번 조치를 통해 모두 72개 인증을 2016년 말까지 폐지할 계획이다.

강영철 국무조정실 규제조정실장은 “인증제도는 애초 기업 지원정책으로 도입됐지만 각 부처가 경쟁적으로 제도를 만들어 유사 인증이 범람함으로써 중소기업의 경제적 부담과 시장 진출의 진입규제로 변질돼 부담을 가중시켜왔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인증은 제품이나 서비스 등이 표준·기준에 적합한지를 평가해 증명하는 제도다. 중소기업 인증비용은 2006년 평균 1300만 원에서 올해 3000만 원으로 9년 만에 2.3배로 증가했다. 일부 인증은 영세 중소기업에 매출액의 6%까지 부과하는 경우가 있어 비용에 대한 불만이 팽배한 것이 대수술 배경으로 작용했다.

◇연간 5420억 원 비용절감, 23만 개 업체 혜택=113개 인증규제의 대대적 정비에 따라 수수료·시험검사·인건비 등 인증비용을 매년 5420억 원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인증 유효기간이 평균 3년인 것을 감안하면 3년 누적 1조6260억 원의 인증비용 절감 효과가 예상된다. 또 인증기간 단축으로 기업이 인증제품을 시장에 조기 출시해 얻는 매출 증가도 연간 8630억 원에 이르러 3년 누적 2조5890억 원의 매출 증대 효과가 기대된다. 정부는 이번 인증규제 정비를 통해 혜택을 받는 중소기업이 약 23만 개 업체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정부는 기업들이 가장 큰 애로사항이라고 지적한 △가구 친환경 규제 △수도용 자재 및 제품 품질인증 △의료기기 허가 △전기용품 안전인증 △식품 및 축산물 HACCP 인증 △성능인증 △환경표지 제도 등 7개 인증 개선방안에 대해 대수술을 가했다. 의료기기 품목등급 73개는 국제사례 및 기준과 일치시켰다. 경미한 변경의 경우 42일 걸리던 것을 즉시 인증되도록 조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시험비용 절감이 연간 1677억 원, 조기 출시로 매출증대 효과는 3584억 원이 예상된다. 유사·중복 인증규제로 전면 폐지된 대표적 사례는 환경성 평가항목이 유사한 탄소성적표지를 폐지하고 ‘환경성적표지’로 통합한 조치다. 이에 따라 연간 수수료 47억 원의 비용 절감이 예상된다. 기존에는 화장지 길이(50ｍ, 70ｍ)에 따라 다른 인증을 요구했지만, 앞으로는 화장지 길이에 상관없이 인증을 단일화하기로 했다. 환경표지의 연간 마크사용료는 폐지하고 색깔 등 모델별 인증방식에서 제품별 인증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로 인해 연간 수수료 326억 원 비용이 절감되고 인증기간 단축으로 연간 2074억 원 매출 증대가 기대된다. 또 전기용품 안전인증 정기검사 주기를 1년에서 2년으로 확대하고 안전확인 유효기간을 폐지하며, 시험항목을 축소함으로써 연간 339억 원의 수수료 절감과 시험기간 단축으로 연간 932억 원의 매출 증대가 기대된다.

정충신·인지현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