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유망 중소기업인 엔에프(위에서 아래로), 에이치비테크놀러지, 산청, 이너트론은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의 구매조건부 신제품 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신제품 개발에 성공, 매출을 대폭 끌어 올렸다.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제공

에이치비테크놀러지, 디스플레이 검사장비 시장 점유율 1위로

산청, 방독면·방진 마스크 개발 성공… 해외시장서 ‘최우수’ 입지 다져

이너트론, 디지털 방송용 필터 기술 갖춰… 3년새 매출액 140% 끌어올려

‘엔에프(산소 공급기 제조), 에이치비테크놀러지(디스플레이 패널 제작·검사장비), 산청(소방 안전장비), 이너트론(디지털 방송장비 부품).’ 이들 중소기업은 뛰어난 기술을 개발했음에도 불구하고 유통망 확보의 어려움을 겪었지만, 중소기업청의 ‘구매조건부 신제품개발사업’에 참여해 매출이 최대 20배가량 늘어나는 등 혁신적인 결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해양생물 최적환경 구축 자동화 시스템을 만드는 부산 기장에 소재한 중소기업 엔에프는 구매조건부 신제품개발사업으로 인한 ‘해양생물 최적환경 구축 자동화 시스템’을 개발한 결과, 2001년 매출이 3억5000만 원에서 지난해 68억 원으로 1942.85% 성장했다고 밝혔다. 사업 초기에는 산소 공급기 시장 규모가 매우 작아 판로개척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중기청의 구매조건부 신제품개발사업에 도움을 받아 양식장 수조의 산소 공급기 등 산업 분야에서 의료영역으로 범위를 넓혀 나가고 있다.

엔에프는 기술혁신에 성공한 결과, 국내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라고 판단해 해외시장 진출도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게 됐다. 해외의 경우 산소공급 통합시스템을 갖춘 곳은 거의 없고,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아의 경우 시장의 잠재력은 가늠할 수 없을 정도라는 것이 회사 측의 분석이다.

이상권 엔에프 대표는 “동남아시아의 경우 관상용으로 상어를 키우는 집들이 많아 관리인만 4∼5명에 이른다”며 “앞으로 염분이나 진동 등 환경에 맞추고, 사물인터넷(IoT)과 결합한 통합시스템을 개발해 해외시장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충남 아산시에 위치한 국내 디스플레이 제작·검사 장비 중소기업인 에이치비테크놀러지도 구매조건부 신제품개발사업에 참여한 결과 국내 디스플레이 패널 검사 분야에서 선두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고속 생산 설비에 초미세 회로 불량 및 이물 불량을 검사하는 기술력을 보유한 것이다.

최근에는 아몰레드용 초미세 AOI사 장비를 독점 공급함으로써 디스플레이 검사장비 시장을 기준으로 점유율 1위를 달성했다. 중기 구매조건부 신제품개발사업에 참여한 결과 회사는 매출액이 609억 원에서 지난해 1323억 원으로 배 이상 늘었다.

문성준 에이치비테크놀러지 대표는 “구매조건부 신제품개발사업으로 초미세 불량률 검사가 가능한 고배율, 고성능 카메라를 장착한 검사 장비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며 “기존에 보유하던 기술과 비교해 검사 능력이 약 600% 향상됐다”고 말했다. 그는 “관련 업계에서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했지만 결국 성공했다”고 덧붙였다.

경기 용인시에 위치한 산청은 소방대원의 안전장비를 개발하는 중소기업으로 화재진압현장과 화학 공장 등에서 유독가스로부터 생명을 보호하는 공기호흡기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양산했다. 이후 1991년에는 방독면 및 방진 마스크 개발에 성공해 해외시장에서 세계 유수의 제품들과 어깨를 겨누고 있다. 산청의 매출액은 구매조건부 신제품개발사업에 지원한 결과 2009년 32억 원에서 지난해 57억 원으로 증가했다.

이외에도 인천 연수구에 소재한 중소기업 이너트론 역시 디지털 방송장비에 사용되는 ‘마이크로웨이브(microwave) 필터’의 기술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선 결과 매출 신장에 성공했다. 중기청 구매조건부 신제품개발사업 지원을 통해 매출이 2011년 100억 원에서 지난해 240억 원으로 약 140%의 매출 신장을 이뤘다.

구매조건부 신제품개발사업을 통해 중소기업의 매출이 증가한 만큼 앞으로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은 이에 대한 지원활동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양봉환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원장은 “구매조건부 신제품개발사업은 중소기업의 판로 개척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현실적인 문제 해결 방안이자,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을 이끌어낼 수 있는 바람직한 방법”이라며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 사업 효율을 더욱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민철 기자 mindo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