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고발’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교육과 학교를 위한 학부모 연합’ 회원들이 국가공무원법 규정 위반 혐의로 전교조를 고발하기에 앞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신창섭 기자 bluesky@

“북이 남보다 살기 좋아”
“박정희가 육영수 죽여”
‘황당 주장’ 제보 잇따라

“공교육 수업 현장은
올바른 역사로 채워야
학생들 바른 사고 길러”

일부 중·고등학교 교사들이 전·현직 대통령을 원색적인 단어를 사용해 비난했다고 학생들은 제보했다. ‘남쪽 정부는 북쪽 민주주의를 본받아야 한다’, ‘북한이 남한보다 훨씬 살기 좋다’는 식의 이념 편향적인 발언을 수업시간에 한 것으로 신고되기도 했다.

권유미 블루유니온 대표는 26일 “대통령을 비난하거나 북한을 미화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는 제보가 많았고 정치적 편향 수업으로 신고된 것도 여러 건이었다”며 “그동안 학생이 올바르게 수업을 받을 권리를 무시하고 교사들의 권리만 주장하지 않았는지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블루유니온의 분석에 따르면 교사들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입에 담기 어려운 수사를 사용해 비방한 사례가 다수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 교사는 근현대사 수업에서 ‘박근혜 후보를 뽑으면 박정희 전 대통령의 독재정치를 인정하는 것이므로 절대 대통령이 돼서는 안 된다. 현 정부는 좌파세력을 빨갱이로 칭하지 않으면 유지될 수 없는 정부’라고 말했다가 편향수업으로 신고된 것으로 나타났다.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비난으로 신고된 사례도 있었다. 대구의 한 고등학교 교사가 ‘박 전 대통령이 육영수 여사를 죽였다’는 등의 유언비어를 퍼뜨렸다는 신고도 접수됐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 문학교사는 박 전 대통령이 농업을 붕괴시키고 쿠데타와 독재로 빈부격차를 심각하게 늘려놨다는 식의 편향된 얘기만 했다는 제보도 있었다.

천안함 사건을 북한의 소행이 아니라고 주장한 교사들도 편파 수업사례로 신고됐다. 경기도의 한 고교 교사는 ‘천안함 사건은 북한의 소행이 아닌 정부의 자작극이다. 투표율이 올라가면 여당이 힘들어지므로 정부에서 승합차를 동원해 터널을 막아 투표를 막았다’는 식의 발언이 신고됐다.

북한의 고려연방제 통일을 주장했다는 교사들도 편향수업 사례로 신고됐다. 강원도의 한 고등학교 교사는 수업 도중 ‘고려연방제 방식의 통일이 필요하다’고 가르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블루유니온과 함께 ‘교육현장의 선동·편향수업’ 사례를 발표한 심재철 새누리당 의원은 “적어도 공교육 현장에서 가르치는 교과서와 수업은 역사학자 대다수가 동의하는 역사로 채워져야 한다”며 “올바르게 정립된 역사관을 바탕으로 한 뒤에야 학생들이 사고의 폭을 제대로 넓혀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송재혁 전교조 대변인은 “교사들이 수업시간에 정제된 말을 해야 하지만 교사들도 사람인 만큼 실수할 수 있다”며 “앞뒤 맥락 없이 실수가 있는 부분만을 따로 떼어 보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정유진 기자 yooji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