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중재법 개정안은 기본적으로 ‘피해자 구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금까지는 언론보도로 인한 피해자가 정정보도와 반론보도, 손해배상 등을 청구하는 수준에 그쳤던 반면, 개정안이 정식 발효되면 기사뿐만 아니라 댓글과 블로그,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게시된 복제물까지 삭제를 요청할 수 있다. 이는 특정 사안에 대한 상황 변경에 따른 수정 요청까지 포함한다.

예를 들면 1심 재판에서 유죄를 선고받아 이 사실이 기사를 통해 알려졌다 하더라도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 1심 결과를 다룬 기사에 대한 수정과 보완을 요구할 수 있다.

인격권을 침해한 댓글이나 위법성이 확인된 기사를 게재한 블로그나 온라인 커뮤니티에 대한 삭제나 수정을 요구할 수 있고, 잘못된 보도가 검색되는 피해도 구제받을 수 있다. 기사와 관련된 댓글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면 언론중재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할 수 있으며, 이미 위법하다고 결론이 난 기사나 관련 글을 게시한 블로그 등의 운영자는 게시물을 삭제하거나 접근을 차단해야 한다.

개정안은 ‘유사 뉴스서비스’까지 아우르는 포괄적 규정도 담고 있다. 현재까지는 신문, 방송 외에 인터넷 언론과 인터넷 뉴스서비스(네이버, 다음 등), 인터넷TV(IPTV) 등을 뉴미디어로 분류해 언론의 범주에 포함했지만 최근 페이스북이나 피키캐스트 등 새로운 형태의 뉴스매체들이 등장하며 이들 역시 사회적 현안에 대한 정보와 여론, 논평 등을 상시 제공한다면 이들도 유사 뉴스서비스로 보고 언론중재법의 적용을 받도록 하는 내용이 개정안에 포함된다.

하지만 침해배제청구로 인한 피해구제의 범위가 커지면 상대적으로 언론과 표현의 자유가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뿐 아니라 과거 기사에 대한 삭제청구가 남발해 언론사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이에 대해 언론중재위원회 측은 “피해자가 삭제청구권이 있음을 안 날로부터 1년이 지나면 삭제를 요청할 수 없다는 경과규정을 둬 언론사의 부담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침해배제청구권의 요건으로 ‘중대한’ 권리침해와 권리침해의 ‘계속성’을 들었는데, 그 범주가 모호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