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수, 상대 진영 밀착수비
최전방서 공 가로채 ‘역습’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해 10월 10일 국가대표 사령탑으로 데뷔했고, 축구 대표팀은 지난 1년간 22경기 중 17경기 무실점이란 엄청난 성과를 거뒀다. 대표팀은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북중미 강호 자메이카와의 평가전에서 3-0으로 완승했다. 슈틸리케 감독 취임 1주년 ‘기념경기’에서 압승을 거뒀다. 대표팀은 슈틸리케 감독 지휘 아래 16승 3무 3패의 빼어난 성적을 유지했다. 지난 8월 9일 열린 2015 동아시안컵 북한전(0-0 무)부터 5경기 연속 무실점. 튼실해진 수비벽을 바탕으로 5경기에서 15골을 퍼부었다.

철벽 방어의 비결은 ‘토털 디펜스’, 즉 전원 수비 전술이다. 토털 디펜스는 포지션에 얽매이지 않고 최전방부터 최후방까지 공간을 넘나들며 협력하는 수비 전략이다. 슈틸리케 감독의 토털 디펜스는 공격수의 역할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4-2-3-1’ 포메이션의 포백과 2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는 물론, 최전방 및 2선 공격수들까지도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한다. 상대 진영 깊숙한 곳부터 적극적으로 수비하기에 상대의 공격 전환을 지연시킬 수 있고, 공을 빼앗아 역습의 기회를 만들 수 있다.

김대길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은 “자메이카와의 평가전에서 원톱인 황의조(성남 FC)를 포함해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기성용(스완지시티), 이재성(전북 현대) 등 모든 공격수가 수비를 병행하면서 자연스럽게 압박축구가 이뤄졌다”며 “공격에서 수비로 전환할 땐 공격수와 미드필더가 간격을 좁혀 상대에게 침투할 공간을 허용하지 않았다”고 칭찬했다. 김 위원은 “이젠 선수들이 자신의 위치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잘 알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토털 디펜스를 위해 슈틸리케 감독은 특히 ‘체력’에 중점을 둬 대표선수를 선발했다. 공격과 수비 병행의 밑거름은 체력이기 때문이다. 체력적으로 완전하지 않은 선수들은 주전으로 발탁하지 않았고, 소집훈련 중 부상 등의 문제가 발생하면 푹 쉬게 했다.

이영표 KBS 해설위원은 “슈틸리케 감독은 기존의 수비 조직력을 정비하고 최전방부터 후방까지 전천후로 압박하는 시스템을 완성해 대표팀의 고질이던 수비 불안을 해소했다”고 평가했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