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스탠리 피셔 부의장이 11일 “연내 금리 인상은 예상일 뿐, 약속은 아니다”면서 금리 인상 연기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10월, 늦어도 12월에는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던 금리 인상이 아예 내년으로 늦춰질 것이라는 시장 전망이 커지고 있다.

피셔 Fed 부의장은 이날 페루 리마에서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 총회를 계기로 열린 국제금융전문가그룹인 G30 국제금융 세미나에서 행한 연설에서 “첫 금리 인상 시점과 뒤이은 연방 기준금리 목표 조정은 향후 경제 상황에 결정적으로 달려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고 블룸버그통신 등은 전했다. 피셔 부의장은 이어 Fed가 당초 금리 인상 시점으로 알려졌던 지난 9월 금리를 동결한 데 대해 “부분적인 금리 정상화에 앞서 글로벌 경제, 특히 중국 경제에서 비롯된 상황을 평가하는 데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면서 “외국 경제상황이 수출입과 자본수지 등을 통해 미국 경제에 점점 더 많은 영향을 미치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중국 경제성장 둔화 등에 따른 글로벌 경제 전망이 연내 금리 인상을 결정하는 주요 변수라는 사실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피셔 부의장은 “글로벌 경제 전개 상황을 계속 관찰 중”이라면서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광범위하고, 미국 정책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인지는 현재로선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앞서 재닛 옐런 Fed 의장은 지난 5월 연내 금리 인상을 시사한 데 이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직후에도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고, 10월도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워싱턴 = 신보영 특파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