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증여세 등 면세 혜택
기부문화 확산에 급속 증가
일부는 과세자료 제출 누락
전반적 관리·감독체계 허술

종교, 교육, 사회복지 등의 분야에서 공익사업을 취지로 내건 비영리 공익법인이 3만 개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립취지는 좋지만 일부 법인의 경우 기업 경영권 방어나 편법 증여, 탈세 창구로 악용한다는 논란도 끊이지 않아 체계적 관리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세정당국도 지난해에 이어 기부금 영수증을 거짓으로 발급한 법인의 명단을 연말 이전에 공개하는 한편, 과세자료 확보를 강화할 계획이다. 7일 국세청에 따르면 국내 공익법인은 지난 2008년 2만7811개, 2012년 2만9509개, 2013년에는 2만9849개로 증가했다.

공익법인은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에 따라 출연재산에 대해 상속세, 증여세, 법인세 면제 혜택을 받고 있는 데다, 기부문화의 확산 분위기에 힘입어 빠르게 늘고 있다. 2014년 설립 신고된 공익법인의 경우 국세청 통계에는 올해 연말쯤 반영될 예정이다. 2014년 말 현재 신고된 공익법인 수가 3만 개를 넘어섰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공익법인은 수익이 없는 비영리라 해도 과세자료제출의 납세협력 의무가 있기 때문에 과세자료를 국세청에 제출해야 하나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국세청은 최근 각 공익법인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한 간담회에서 “일부 비영리·공익법인이 자신들이 받은 과세자료를 제출하지 않아 효율적인 세원관리에 어려움이 많다”고 지적했다.

앞서 감사원이 15개 공익법인을 감사한 결과, 9개 공익법인에 대해 가산세가 부과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공익법인 증가세에도 불구, 전반적으로 관리·감독 체계가 촘촘하지 못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셈이다.

최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공익법인 중 운용소득의 100분의 80 이상을 직접 공익목적사업에 쓰거나 외부감사 이행, 결산서류 등 공시이행 등 8대 요건을 충족한 법인을 기획재정부 장관이 인정하는 성실 공익법인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대기업 공익법인 위주로 132개가 지정돼 있는데 이들 법인은 계열사 주식을 5%가 아닌 10%까지 보유할 수 있어 특혜 논란이 불거졌다.

국세청 관계자는 “불성실한 기부금 단체의 정보부터 일반 국민에게 제공해 투명성을 높이고 건전한 기부문화를 조성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