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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이 금명간 김만복(사진) 전 국정원장에 대해 국정원직원법 위반 혐의로 형사고발할 방침이라고 5일 밝혔다. 국정원은 김 전 원장이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 백종천 전 대통령통일외교안보정책실장과 함께 펴낸 책 ‘노무현의 한반도 평화구상-10·4 남북정상선언’에 대해 판매·배포금지 가처분 신청을 최근 법원에 제출했다. 김 전 원장의 ‘남북 정상 간 핫라인’ 발언 및 남북관계 비화가 담긴 책 출판과 관련해 국정원은 법적 대응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 관계자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김 전 원장의 형사고발 건과 관련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고발한다는 게 내부 방침”이라면서 “김 전 원장의 행동은 국정원직원법 17조 1항과 5항 모두 위반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국정원직원법 17조 1항은 ‘직원은 재직 중은 물론 퇴직한 후에도 직무상 알게 된 비밀을 누설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5항은 ‘직원이 국가정보원의 직무와 관련된 사항을 발간하거나 그 밖의 방법으로 공표하려는 경우에는 미리 원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규정이다.

이와 관련, 검찰 관계자는 이날 “고발장이 접수되면 고발 내용을 검토해 보고 사건 배당 등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김 전 원장에 대해 국정원직원법 외 형법상 비밀 누설 금지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마치 청와대에 핫라인이 있어서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이 전화를 주고받은 것처럼 얘기하는 것은 사실도 아니고, 또 설사 그러한 일이 있다 하더라도 국정원장을 재임한 분이 그러한 불필요한 얘기를 하는 것은 굉장히 나쁜 일이다”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인지현·김동하 기자 loveofal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