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까지 교육부의 ‘얼굴’이던 인사의 비리 혐의 구속과, 구속영장 청구 몇 시간 전의 전보 발령은 교육부가 과연 ‘교육’을 입에 담을 자격이 있는 조직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충격적이다. 전북 군산의 서해대 이사장 측으로부터 거액의 뇌물과 향응 접대를 받은 혐의로 1일 구속된 김재금 전 교육부 대변인 사건은 ‘교(敎)피아’(교육부+마피아) 문제의 심각성을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우선, 교육부가 30일 오전 김 대변인을 한국교원대 사무국장으로 전보 발령을 낸 것은 어이없는 일이다. 구속영장 청구 7시간 전이었다고 한다. 지난 23일 이미 대변인실에 대한 압수수색도 있었다. 전보 사유에 대해 “건강상의 문제” 등 거짓말도 늘어놓았다고 한다. 황우여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비롯, 교육부 전반의 부패불감증과 대(對)국민 기만극을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일단 대기발령 또는 면직 처리하고, 사법 절차를 지켜보는 것이 옳다. 교원을 양성하는 대학의 주요 보직에 비리 혐의자를 보내는 것은 비리 감싸기와 ‘반(反)교육’과 다름없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번 조치 전반을 점검하고 문책해 기강을 바로세워야 한다.

더 근원적 문제는, 김 전 대변인 한 사람에 국한된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번 일도 서해대 이사장의 별도 사업을 수사하던 중 불거졌다. 묻힐 수도 있었다는 얘기다. 매년 9조 원이 넘는 대학 지원금을 주무르는 교육부 관리들에게 대학 측이 목을 매는 현실에서 유사한 사례들이 공공연한 비밀로 회자될 정도다. 퇴직 교육부 공무원의 상당수가 부실 대학 등에 취업하는 사실과도 무관치 않을 것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8월 6일 후반기 국정운영 방향을 밝히면서 “대학 구조개혁을 강력히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의 4대 개혁에도 ‘교육’이 들어 있다. 조직적으로 비리 감싸기까지 하는 교피아를 척결하지 못하면 교육개혁도, 대학개혁도 불가능하다는 사실이 더 분명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