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측이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로 불거진 논쟁 중단에 합의했지만 공천개혁을 둘러싼 양측의 기본 입장에 변화가 없어 물밑 갈등은 더욱 첨예화할 전망이다.

특히 그동안 공천개혁에 대해 공식 입장표명을 자제하던 청와대 측은 구태 정치인을 배제하면서도 기존 정치인과 신진 정치 엘리트가 골고루 충원될 수 있는 ‘신구(新舊)조화’ 공천 입장을 밝혀 주목된다.

2일 청와대는 김 대표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지난 9월 28일 합의한 안심번호 국민공천제의 민심 왜곡 및 조직공천 우려 등의 논란과 관련해 당·청 대립을 자제하고 당내 특별기구의 논의과정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은 전일 오후 내부 참모회의에서 ‘이번 사안이 당·청 대립으로 비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지만 본질은 정치개혁에 역행하는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를 내부의 협의 과정 없이 도입하려 했던 것에 있다’는 취지로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심번호 국민공천제의 문제점을 지적함으로써 향후 공천개혁에 대한 입장표명을 본격화하려는 수순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김 대표는 전날 청와대와의 갈등 봉합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공천개혁) 방법론은 중론을 따라서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 대표는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드린다. 이것은 꼭 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거듭 강조해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음을 시사했다. 이에 앞서 김 대표는 전날 측근들과의 만찬 자리에서는 “전략공천은 절대 포기할 수 없다”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제교·김만용 기자 jk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