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돈과 시간이 많아야만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꼼꼼히 주변을 살펴보면 부담 없이 수준 높은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시민 대상의 인문 아카데미, 공연, 영화감상 등이 즐비하다.

우선 50대가 일상 속에서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으로 공공 도서관의 각종 문화 프로그램을 꼽을 수 있다. 대부분 무료이며, 수준도 높다. 이전에는 책을 읽고 토론하는 수준이었다면, 요즘은 저자와 만남을 갖거나, 책과 관련된 전문 학자들과 만나 토론한다. 영화, 음악 감상 프로그램도 있으며, 현장을 답사하는 탐방프로그램도 있다. 인기 프로그램은 홈페이지에 공지가 나가는 당일 마감된다. 국립중앙도서관의 경우, 분기별로 저자와의 대화, 고문헌강좌를 실시한다. 대부분 무료이며, 인문 기행 프로그램인 ‘인문 열차’의 경우 실비를 받는다.

국립중앙도서관 관계자는 “세대별로 살펴보면 50대 이상 중년층이 가장 활발하게 참여하는 세대라고 할 수 있다”며 “이분들은 대화를 해보면 해박하며, 지식에 대한 욕구가 강하다는 특징을 보인다”고 말했다.

공연도 저렴한 방법으로 예술적 향기에 흠뻑 취해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다. 지금 당장 공연을 저렴하게 즐길 방법은 문체부에서 실시하고 있는 1+1 이벤트. 메르스로 인해 침체한 공연계를 살리기 위한 사업으로 1장을 예매하면 1장을 더 준다. 이미 1차, 2차 티켓이 오픈돼 예매가 진행되었으며 3차는 10월 1일 시작해서 12월 31일 종료된다.

‘원스’의 오리지널팀 내한공연과 ‘무한동력’, ‘고래고래’ 등의 인기 뮤지컬과 유니버설 발레단의 라 바야데르, 서울발레씨어터의 20주년 갈라공연, 파리나무십자가소년합창단 내한공연, 화제의 대학로 연극, 아동극 등이 1+1 이벤트에 포함되는 공연들이다. 적게는 50% 많게는 80%까지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인터파크에서 예매한다. 또 인터파크가 운영하는 한남동 블루스퀘어는 매주 월요일 색다른 공연이 펼친다. 곧 무대에 올려질 대작 혹은 화제작들의 하이라이트를 미리 보여준다. 공연에 입문해 보려는 중년 이상의 관람객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세종문화회관 오전 11시 공연도 놓치기 아깝다. 저렴한 가격에 판소리와 오페라, 앙상블을 모두 만날 수 있다. 2013년 오페라 마티네로 시작한 이 공연은 흥행에 힘입어 올해에는 서울시유스오케스트라의 앙상블 마티네 등 레퍼토리를 추가했고, 오페라와 실내악 연주들에 쉬운 설명을 곁들여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파격적으로 전석을 2만 원에 팔고 있다. 지난 9월부터는 황준연 서울시국악관현악단 단장이 설명을 해주는 판소리 공연 ‘호천의 판소리’를 한 달에 한 번 신설해 눈길을 끈다.

지역의 영화 문화 확산을 위해 진행되고 있는 ‘작은 영화관’ 사업은 영화에 관심 있는 50대 이상 중년층들에게 유익한 프로그램이다. 2010년 전북 장수군에서 시작한 후 호응을 얻자 문체부가 가세해 사업을 확장 중이다. 전북 부안군, 강원 화천군, 인천 강화군, 강원 영월군 등에서도 운영 중이다. 멀티플렉스 개봉관의 절반 가격으로 신작 영화를 관람할 수 있다.

또 CGV에서는 중·장년층 회원을 대상으로 영화할인, 무료 팝콘, 노블레스 시사회 등 다양한 혜택이 담긴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노블레스 회원에게는 온라인·현장 매표소 어디에서나 사용할 수 있는 쿠폰북이 지급되고, 매월 무료 시사회에 초청한다.

CGV 고객마케팅팀 이승원 팀장은 “CGV에서는 중장년층이 좀 더 흥미롭게 영화를 접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으며, 이번 프로그램이 그 시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