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1997년 4월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의 한 햄버거 가게 화장실에서 살해된 조중필(당시 22세) 씨의 어머니 이복수 씨 손 옆에 조 씨와 함께 찍은 사진이 놓여 있다. 연합뉴스

“중필이의 억울함을 풀어 주려는 일념 하나로 버텨온 세월이 어느덧 18년이네요. 중필이 생각이 나 그동안 보관하고 있던 사진과 옷가지를 다시 한 번 꺼내 봤는데, 눈물이 납니다.”

지난 1997년 4월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의 한 햄버거 가게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미국인 아더 존 패터슨(36)이 국내로 송환됐다는 소식을 접한 피해자 조중필(당시 22세) 씨의 어머니 이복수(73) 씨는 23일 전화통화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씨는 “1999년 패터슨이 출국했을 때 이대로 영영 중필이의 억울함이 묻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너무 고통스러웠다”며 “지금 가장 바라는 것은 살인자가 자신이 저지른 죗값을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씨는 아들에 대해 “누나 셋 뒤에 어렵게 얻은 막내아들이었고 어려서부터 싸움 한번 하지 않았을 정도로 모범생이었다”며 “그런 중필이가 일면식도 없는 사람에 의해 왜 그렇게 죽어가야 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조 씨가 사망한 이후 가족들의 삶도 고통의 연속이었다. 가족 간 웃음과 대화가 없어졌다고 한다. 이 씨는 백방으로 아들의 억울한 죽음을 알리다가 허리 협착증으로 수술을 받았고, 지금은 무릎 통증까지 겹쳐 거동마저 불편한 상태다.

이 씨는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검사님으로부터 ‘반드시 죗값을 치르게 하겠다’는 의지를 전해 듣고 힘을 얻었다”며 “법정에 나가 패터슨이 어떤 벌을 받는지 지켜보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노기섭 기자 mac4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