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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국 방문 외국인 관광객은 약 1420만 명. 2020년까지 2000만 관광객을 유치해 글로벌 관광대국으로 발돋움한다는 장밋빛 청사진이 부각되고 있다. 하지만 성장의 이면에는 사회적 골칫거리도 존재한다. 그중 하나가 국내 최대 관광지인 서울 도심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도심 내 관광버스 불법 주정차 문제다.

실제 경복궁을 비롯한 고궁과 청와대, 인사동, 북촌 등 도심 내 주요 관광지 주변에선 불법주차된 관광버스들이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제1 원인은 관광객이 크게 늘어난 데 비해 여전히 부족한 관광버스 주차공간 때문이다.

종로구는 불법 주정차로 인한 시민불편을 덜기 위해 정부 부처, 서울시, 여행업계 등과 수차례 대책회의를 개최했다. 하지만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문제 해결은 쉽지 않았다.

도심 내 관광버스 불법 주정차 문제를 새로운 시각으로 볼 필요가 있다. 도심 내 관광객용 셔틀버스가 해결방안이 될 수 있다. 얼마 전 체코 프라하시 초청을 받아 그곳을 둘러볼 기회를 가졌다. 구도심 관광지를 방문했는데, 관광지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버스를 내린 뒤 작은 셔틀버스로 갈아타고 도심으로 들어가 도보로 일정을 진행했다. 연수가 끝난 뒤 다시 셔틀버스를 타고 도심을 빠져나와 관광버스로 갈아탔다. 걷고, 보고, 체험하고, 머무르는 ‘슬로 관광’을 통해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는 것을 체험할 수 있었다.

서울도 도심 내 대형 관광버스 진입을 통제하고 셔틀버스를 운행한다면 슬로 관광지로 각광 받을 것이다. 물론 시행 초기엔 교통체계 변화의 혼란과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주차장 건설비를 줄여 경제성을 높이고 교통 혼잡에 따른 시민불편 해소와 공기 질 개선 등 사회적 비용까지 절감할 수 있다.

힘을 모아 교통정책 패러다임을 손질한다면 도심 불법 주정차 문제를 해결하고 서울은 보다 매력적인 글로벌 관광지로 커 나갈 수 있다.

김영종 종로구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