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끼워팔기 반독점 위반 판결
“한국도 제재 필요하다” 목소리

유럽연합(EU)에 이어 러시아, 인도 등 전 세계에서 구글의 반독점법 위반 관련 제소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에서 구글에 대한 첫 반독점법 위반 판결이 나와 국내외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최근 국내에서도 구글 애플리케이션 장터의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어 독과점에 대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러시아 규제 당국은 최근 구글에 반독점법 위반 판결을 내렸다. 그동안 전 세계 국가에서 구글에 대한 반독점 관련 조사가 진행됐거나 진행 중이지만, 실제 반독점법 위반 판결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판결은 러시아의 토종 검색엔진 얀덱스가 지난 2월 자국 반독점청에 구글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에 구글검색, 앱 장터 등 자사 제품을 끼워파는 ‘번들’ 행위를 하고 있다며 조사를 촉구한 데 따른 것이다.

사실 올해 들어 거세지고 있는 구글의 반독점법 위반 논란에는 러시아는 물론 EU와 일본, 인도까지 가세한 상태다. 실제 2000년대 중반부터 구글의 독과점과 불공정 행위를 문제 삼아온 EU는 올해 4월 5년간의 조사 끝에 구글의 반독점 관련 규정 위반에 대해 정식 제소했으며, 인도에서도 구글이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검색 결과를 조작한 혐의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다. 일본은 민관이 합동으로 구글에 맞설 수 있는 환경을 육성하고 구글에 의한 시장 독점을 막기 위한 법 규제 등을 추진 중이다.

국내에서는 이보다 앞선 지난 2011년 당시 네이버와 다음이 구글의 자사 OS 내 검색 앱 선탑재와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했으나 구글의 모바일 검색 점유율이 미미하다는 이유로 조사 2년 후인 2013년 7월 ‘무혐의’ 판결이 난 바 있다. 국내 무혐의 판결은 유럽에서 제기된 구글 반독점 소송전에서 구글의 방어 논리로 활용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국내에서도 구글의 앱 장터 독과점이 심화되고 있어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재차 나오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신동우(새누리당) 의원실에 따르면 2013년 49.1%였던 구글의 앱 장터 점유율은 지난해 51.8%로 높아졌고, 매출 규모도 1조1941억 원에서 2조3000억 원 수준으로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신 의원은 “구글, 애플 앱 장터의 독과점이 더욱 심화됐다”면서 “구글이 단말기 제조사와의 계약을 통해 구글 앱 장터 등 자사 앱들을 선탑재하고, 제삼자 앱 장터의 등록을 거절하는 것은 공정거래법 제3조 2항 시장지배적지위 남용금지 조항에 어긋난 행위”라고 말했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