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대구 중구 남산1동의 낡은 주택가 계단과 벽(왼쪽 사진)이 밝고 안전한 환경개선을 통한 범죄 예방 ‘셉테드’ 기법이 적용된 후 산뜻한 모습(오른쪽)으로 변해 있다. 대구지방경찰청 제공

구미 주민도 90% “만족”

밝고 안전한 환경개선으로 범죄를 예방하는 ‘셉테드(CPTED)’가 효과를 내고 있다. 이 사업을 한 동네마다 범죄 발생이 줄고 주민 체감 안전도도 높아지면서 전국 곳곳으로 확산되고 있다. 셉테드는 치안 취약지역이나 주택 밀집지역 등의 환경을 산뜻하게 개선해 범죄 발생기회를 줄이고 주민들이 범죄에 대한 두려움을 덜 느끼도록 하는 방법을 말한다.

21일 대구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대구 중·남구와 함께 1년에 걸친 환경개선으로 지난 6월 말 이 사업을 완료한 중구 남산·성내동과 남구 이천동 일대에서 5대 범죄(살인·강도·강간·절도·폭력) 발생 건수를 분석한 결과, 7∼8월 2개월간 95건으로 2013년 같은 기간(144건)에 비해 34% 감소했다. 대구경찰청은 이들 마을에 CCTV 38대와 발광다이오드(LED) 보안등 200여 개를 설치했으며, 공·폐가 등 낙후된 주거지에 벽화를 그리고 가림막도 설치하는 등 마을 분위기 개선에 적극 나섰다.

올해 5월 이 사업을 완료한 경북 구미시 상모사곡동 주민 1036명을 대상으로 구미경찰서와 구미시가 조사한 결과 90.5%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6∼8월 이곳에서 발생한 5대 범죄는 35건으로 2012∼2014년 같은 기간 평균 발생 건수(41건)보다 14.6% 감소했다. 구미경찰서와 구미시는 건물과 전봇대 등에 100여m 간격을 두고 근거리 무선통신(블루투스) 송신기 50여 개를 설치해 주민들이 지나가면 위치정보 문자메시지가 보호자의 휴대전화로 전송되도록 했다. 또 CCTV 36대를 달고 어두운 골목은 LED 보안등으로 교체했다.

셉테드가 효과를 낳으면서 경찰서마다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대구경찰청은 시내 노후화 주택 밀집지역 15곳에 대해 환경개선을 하기로 했다. 경북경찰청은 포항시 북구 학산동, 남구 송도동 등 학교가 많은 2곳과 경주·안동·경산 지역에 이 사업을 추가로 추진하고 있다. 경남 통영과 경기 안산, 충남 예산 등도 셉테드를 적용한 ‘범죄 없는 안심마을’ 조성에 나섰다.

대구 = 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