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통일방법론서 탈피
동북아정세 대전환 의미

美·中·日과 공감대 추진
‘朴 독트린’ 윤곽 드러내

박근혜 대통령이 한반도 통일을 통해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는 패러다임 전환을 시도하고 있어 동북아시아 정세에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동북아 신질서를 꾀하는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는 ‘박근혜독트린’이 북핵 문제 해결을 포괄하는 한반도 통일론으로 구체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기존 패러다임에서 탈피한 통일론의 외연 확장을 의미하는 동시에 북핵 최우선 원칙에서의 중대한 변화를 예고한다.

박 대통령은 7일 대구시 업무보고에서 “지난주에는 ‘중국 인민의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전쟁 승리 70주년(전승절)’ 기념식 참석차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한·중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를 위한 방안들을 논의하고 돌아왔다”며 “앞으로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발전을 위해 더욱 외교적인 역량을 발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새로운 박근혜독트린의 최대 특징 중 하나는 기존의 북한 핵 해결 및 한반도 통일의 접근방식을 뒤집는 발상의 전환을 택하고 있다는 점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4일 귀국 도중 전용기 기내 간담회에서 “핵 문제나 이런 것을 다 해결하는 궁극적이고 확실한 가장 빠른 방법도 평화통일”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또 ‘한반도 통일은 남북한만의 문제가 아니라 주변국과 관계된 사안’이라는 취지로 언급했다. 결국 북한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주변 열강들이 남북통일 노력에 나서야 한다는 논리인 셈이다. 통일론에서의 남북 우선 원칙 탈피와 같은 역발상 접근은 미국과 중국, 일본과 러시아 등 주변국들에게는 동북아 정세의 전환을 의미한다.

이에 맞춰 박 대통령은 앞으로 미국·중국과 한반도 통일을 위한 구체적인 논의에 들어간다. 우선 중국 측 6자회담 차석대표인 샤오첸(肖千) 외교부 한반도사무 부대표가 이날 서울에서 김건 외교부 북핵외교기획단장과 만나 ‘의미있는 6자회담의 조속 재개’를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황준국 본부장은 주중 워싱턴을 찾아 미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성 김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를 만난다.

이제교 기자 jk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