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 줍는 저소득층 노인의 집만 골라 털어온 5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노인들이 파지를 정리하거나 고물상에 가기 위해 잠시 집을 비운 틈을 노려 노인들의 쌈짓돈을 훔쳐온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빈집에 무단으로 침입해 320여 만 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절도 및 주거침입 등)로 최모(51) 씨를 구속했다고 4일 밝혔다.

최 씨는 지난 8월 4일 낮 12시 35분쯤 서울 광진구 군자동의 주택가에서 배모(83) 씨가 폐품을 정리하기 위해 잠시 외출하는 것을 보고 열려 있던 현관문을 통해 집으로 들어가 현금 3만 원과 담배 5보루를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최 씨는 이 같은 수법으로 2014년 12월부터 올해 8월 17일까지 노인 8명의 집을 털어 320여 만 원을 훔친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들은 모두 폐지를 주워 생계를 이어온 60~80대 노인으로, 일부는 가족 없이 홀로 생활하는 저소득층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대부분은 폐지를 팔아 1만~2만 원씩 성경책이나 장롱 밑, 이불 사이 등에 모아뒀던 쌈짓돈을 도둑맞았다.

최 씨는 주로 오전 11시~오후 2시에 주택가를 배회하다가 골목이나 공터 등지에서 폐지를 정리하는 노인을 발견하면 범행대상으로 삼았다.

그는 피해 노인들의 집을 확인한 뒤 일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가 손수레를 끌고 자취를 감추면 현관문이나 창문을 통해 침입해 금품을 훔쳤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CCTV 분석을 통해 최 씨가 서울 강동구 마천·거여동 일대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며 범행장소를 물색하는 모습을 확인, 탐문 수사한 끝에 8월 17일 최 씨를 붙잡았다.

박성훈 기자 psh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