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 “감소 불이익 방지”
중간정산 허용 사유 확대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

정부가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자나 시간제로 전환한 근로자들의 급여가 감소해 퇴직금까지 줄어드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퇴직금 중간정산을 허용키로 했다.

고용노동부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근로자 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을 3일 입법예고 했다. 올해 4분기 시행을 목표로 추진 중인 개정안에는 이외에도 퇴직연금제도 활성화를 위한 ‘개인형퇴직연금(IPR)가입자 추가납입 한도 확대’‘퇴직연금 모집인 업무 범위 확대’ 방안 등의 내용이 담겼다.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임금이 감소하면 현재도 퇴직금 중간정산이 가능하다. 하지만 현재의 중간정산은 사업주가 근로자 대표의 동의를 받아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연장하거나, 56세 이상 60세 미만으로 정년을 연장하면서 55세 이후부터 임금을 줄이는 경우로 제한돼 있다. 임금피크제와 관련한 다양한 상황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개정안은 단체협약·취업규칙 등으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해 임금이 전보다 감소할 때 근로자의 신청에 따라 중간정산이 가능하도록 개선했다.

퇴직금 중간정산 요건 확대로 시간선택제 일자리 활성화도 기대된다. 최근 시간선택제 일자리가 확산하고 있지만, 퇴직금은 최종 퇴직 시 평균임금 수준만 반영된다. 퇴직 시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컸다. 이에 따라 전일제에서 시간선택제로 전환하기보다 퇴직 후 시간선택제로 재고용하는 경우가 많다. 개정안은 근로시간을 하루 1시간 혹은 일주일 5시간 이상 변경하면 중간정산이 가능토록 했다. 다만 과도한 중간정산으로 근로자 노후소득 보장이라는 퇴직금의 취지가 약화하지 않도록, 근로시간이 3개월 이상 변경될 때만 중간정산을 허용했다.

한편 31일부터 매일 오전 열리고 있는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 실무 간사단 회의는 3일에도 쟁점 정리와 의제 선정 작업을 이어갔다. 노동계는 논의에는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도 ‘공공부문 임금피크제 원포인트 협의체’를 설치하고, 공공부문 임금피크제 도입을 중단하지 않으면 노사정위에 더 참여할 이유가 없다며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협의체를 설치하더라도 임금피크제 도입을 중단하거나 공공기관의 총액인건비를 늘리기 위한 논의 기구는 아닐 것”이라며 “협의체 설치와 관련해 관계부처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