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 파업으로 인한 기업 폐업이 이어지는 가운데 무엇보다 현행 노조관련 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노사 ‘공멸’을 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법 개정을 통해 선진국 수준으로 노동 유연성을 제고하고 합리적인 노사관계의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2일 재계에 따르면 현행 우리나라의 노조법 제43조는 파업 기간 중 대체근로는 물론 파업 중에 있는 업무의 도급까지 금지하는 등 지나친 경직성으로 인해 무분별한 노조 파업이 발생할 경우 막대한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미국, 프랑스, 일본 등 주요 선진국과 비교하면 이 같은 경직성이 더욱 두드러진다는 것이다. 미국은 파업 시 일시적 외부 인력의 대체는 물론 때에 따라 영구적 대체근로(파업 참가자 복귀 거절)도 허용되고 있다. 또 독일은 파견근로는 금지하지만, 원칙적으로 파업 시 대체근로가 가능하다.

또 경영상 해고 요건 완화도 필요하다는 게 재계 측 주장이다. 현행법상 정리해고를 하기 위해서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어야 하고 ‘해고 회피 노력’ ‘대상자 선정’ ‘노조와 협의’ 등 까다로운 절차가 필요해 사실상 기업이 도산하기 직전에야 쓸 수 있는 ‘카드’로 현실적이지 않다는 비판이다.

이 때문에 경영계에서는 현행 경영상 해고 정당성 사유인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를 ‘경영 합리화의 필요’ 수준으로 완화해 기업 회생이라는 법 취지가 실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현행 노동계의 불합리한 요구 및 불법적 행위를 근절할 뿐 아니라 합리적인 노사관계를 위해서도 노동법 개정은 지금 풀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이근평 기자 istandby4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