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정현식(가운데) 맘스터치 대표가 지난 8월 20일 서울 한 매장을 찾아 직원들과 함께 최근 가장 인기 있는 햄버거 메뉴인 ‘싸이 버거’를 먹으며 맛과 크기 등을 점검하고 있다. 김동훈 기자 dhk@

맛과 양으로 승부… 2030 공략 적중
2~3년내 맥도날드 제치고 2위 전망

초창기 창업비용이 1억원에 불과해
올해 안에 가맹점 850개 넘어설 듯

지난 8월 20일 오후 찾은 서울 송파구 마천동 치킨&버거 프랜차이즈 맘스터치 매장. 고등학생을 비롯해 대학생과 회사원 등 20∼30대의 젊은이들이 삼삼오오 모여 햄버거와 치킨을 먹고 있었다. 같은 시간 같은 건물 내 롯데리아에서는 초등학생과 같이 온 부모들이 모여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맛과 양 그리고 가격에 따른 소비자들의 연령대가 뚜렷이 갈린 것이다. 국내 ‘레드오션’ 시장인 햄버거 시장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맘스터치의 경쟁력을 한마디로 설명하면 20∼30대의 합리적인 선택이었다.

한 끼 식사가 가능한 ‘싸이 버거’(일명 입 찢어 버거·입이 찢어질 정도로 두껍다는 의미의 줄임말로 청소년들 사이에서 부르는 별칭)’ 또는 ‘개념 버거’(기대를 실망하게 하지 않는다는 의미의 신조어)로 양뿐만 아니라 맛까지 훌륭하다는 입소문 덕을 톡톡히 봤다.

롯데리아와 맥도날드가 국내 햄버거 시장(매출 기준)에서 양강구도를 형성한 상황에서 맘스터치의 가맹점이 최근 3년간 700여 개로 급속히 늘어나면서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현재와 같은 속도라면 2∼3년 내 국내에서 글로벌 다국적 기업인 맥도날드를 제치고 롯데리아와 대등한 경쟁이 가능할 것으로 관련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맘스터치는 지난 2004년 치킨&버거 프랜차이즈 가맹사업에 뛰어들었으나 유명 브랜드인 롯데리아, 맥도날드, 버거킹 등과의 경쟁에 밀려 6년 동안 이렇다 할 이익을 얻지 못했다. 하지만 꾸준한 제품 개발과 신제품 출시에 힘입어 가맹점이 늘어나면서 2011년부터 본격적인 매출(302억 원)과 이익(경상이익 3억5200만 원)을 거두기 시작했다. 이후 지난 2013년 가맹점이 386개로 늘어나면서 규모의 경제 효과가 나타나며 매출이 497억 원 경상이익이 26억9100만 원으로 크게 늘었다. 지난해에는 가맹점 566개에 매출 794억 원, 경상이익 54억 원으로 국내 치킨&버거 시장에서 3위 업체로 발돋움하게 됐다. 올해는 그 상승 속도가 더 높아져 지난 7월 말 현재 가맹점 수가 708개로 최근 한 달 평균 20∼30개 신규 점포를 고려하면 연말까지는 850개를 넘어설 것으로 회사 측은 예상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맘스터치를 선택하는 이유는 첫 번째가 가격대비 만족도가 높기 때문이다. 맛있고, 값싸며, 양도 많아 기존 브랜드들에서 얻지 못한 추가적인 가치를 창출해 낸 것이다. 햄버거 이외에도 뿌치, 데리야끼 치킨 등 다양한 종류의 치킨 메뉴를 제공하며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시켰다. 또 튀김 전용 현미유를 사용하며 신선한 재료들만을 엄선해서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는 것도 소비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비결이다. 특히 소비자에게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하고 철저한 보관과 배송, 통합물류시스템을 위해 충북 진천에 생산공장 및 물류센터를 세웠다. 현재 제2공장 설립도 진행 중이다.

박상배 맘스터치 영업부장은 “고객 입맛은 항상 변하기 때문에 급변하는 고객들의 요구를 빠르게 파악해 발 빠르게 신제품을 제공하고 있다”며 “유행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직접 이끌고 나가면서 제품 시장을 선도하려는 노력이 소비자들에게 호응을 얻을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전했다.

맘스터치의 가맹점주들은 기존 패스트 푸드 브랜드들에 비해 적은 창업투자비용으로 높은 수익을 내고 있다. 서울 일부를 제외한 모든 대학교 안에는 맘스터치가 자리를 잡았다. 매장이 크지 않을뿐더러 매장 임대료가 높은 곳은 피했기 때문이다. 700여 개의 매장 평균은 66∼82㎡에 불과하다.

가맹점주들이 대형 매장을 열려고 해도 사업본부에서 만류한다. 이 때문에 초창기 창업비용은 1억 원가량에 불과하다. 가맹비(500만 원), 인테리어(3000만 원), 장비와 간판 비용 등을 포함한 금액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국 매장당 평균 연 매출액이 2억∼3억 원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성과다. 맘스터치는 국내 시장 인기를 바탕으로 해외 진출도 고려하고 있다. 한국인의 까다로운 입맛을 맞출 수 있다는 것은 세계 어디를 가도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 4월부터 베트남 현지 진출을 위해 준비했으며 올해 말에는 1호점을 오픈할 예정이다.

정현식 맘스터치 대표는 “단순히 회사의 외형확장을 위해 해외진출을 꾀하는 것만은 아니다”며 “가맹점과 공생, 발전하고 직원들과 함께 성장하는 회사를 만들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박민철 기자 mindo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