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임금피크제 논의 강종열(오른쪽 두 번째) 울산항만공사 사장 등 해양수산 분야 공공기관장들이 24일 정부세종청사 해양수산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공공기관 임금피크제 추진 점검회의에서 정부 발표 내용을 받아 적고 있다. 연합뉴스

인건비 줄어야 일자리 늘어
임금피크제 도입 서둘러야

청년 116만 사실상 실업자
임금인상 자제로 청년 고용
노사정委서 재논의 가능성

지난 2013년 8.0%였던 청년실업률은 2014년 9.0%로 상승했다. 지난 6월에는 10.2%로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이래 최악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실업률(3.9%)의 2.5배에 달하는 수치다. 취업준비생·고시생·아르바이트생 등 안정적인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청년층까지 합하면 실질적 청년실업자는 116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 우리나라 청년 4명 중 1명은 실업 상태에 놓여있다는 의미다. 내년부터 60세 정년연장 의무화 제도가 시행되면 앞으로 3~4년간 청년 고용절벽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 7월 임금피크제 도입, 공공부문 청년 일자리 창출 등을 포함한 ‘청년 고용절벽 해소 종합대책’을 내놨다. 야당과 노동계는 임금피크제의 효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민간 기업에 청년고용을 강제하는 ‘청년고용의무할당제’를 도입할 것으로 주장한다. 우리 사회의 가장 큰 숙제로 부각한 청년실업을 해소할 근본적인 처방은 무엇일까. 청년실업 대책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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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청년취업난의 근본 원인은.

A. 한국 경제가 저성장 시대로 접어들면서 일자리가 늘지 않는 것이 일차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이에 더해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는 청년층이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를 더욱 줄인다. 국제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기업들은 고용형태와 임금체계가 경직적인 정규직 일자리보다는 기간제와 임시직 고용을 늘리는 추세다. 10명 중 8명이 대졸자인 청년층은 처우가 열악한 중소기업이나 비정규직을 택하는 대신 자발적인 실업이나 취업준비생의 길로 들어서는 경우가 많다.

Q. 임금피크제는 청년고용 해법인가.

A. 임금피크제를 도입해도 기업들이 청년 채용을 늘리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많은 전문가들은 임금피크제가 근본적인 청년고용 대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한다. 그럼에도 임금피크제가 청년고용 정책의 화두가 된 것은 오는 2016년부터 시행되는 정년연장법 때문이다. 여태까지 기업들은 평균 55~58세의 다양한 정년제를 유지하고 있었으나 내년부터는 모든 기업이 의무적으로 60세 정년제를 받아들여야 한다. 정년에 가까운 장년 근로자는 연공성이 강한 우리나라 임금체계 속에서 1년 차 근로자의 3배에 달하는 임금을 받는다. 정년연장법 시행으로 기업의 인건비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기존 정년을 넘긴 근로자의 임금을 조정해 기업이 신규채용을 줄이지 않도록 하자는 것이 임금피크제의 취지다. 기존 근로자는 임금을 낮추는 대신에 근로 기간을 연장하고, 청년들은 고용절벽을 넘어설 수 있는 여지를 확보하자는 것이다. 임금피크제는 청년 취업난의 근본적인 해법은 아니지만, 현실적인 선택인 셈이다.

Q. 청년고용할당제가 해법이 될까.

A. 야당과 노동계는 민간 대기업에 청년고용의무할당제를 확대 시행해 청년 일자리를 늘리는 정책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2013년 개정된 청년고용촉진특별법은 ‘매년 각 공공기관과 지방공기업의 정원 100분의 3 이상씩 청년 미취업자를 고용해야 한다’는 조항을 두고 있다. 이를 300인 이상 민간 대기업으로 확대하면 10만 개의 청년 일자리가 새로 생길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민간기업에 고용을 강제하는 조치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반론이 나온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도 이에 대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Q. 청년실업의 근본적 해법은.

A. 경제 활성화를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많이 늘리는 것이 근본적인 해법이다. 하지만 당장 눈앞에 닥친 청년고용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경직적 임금체계를 개편 등을 통해 신규고용 창출 여력을 늘리는 조치가 필요하다.

Q. 청년실업 문제 해결을 위한 노사정 논의는.

A. 지난 3월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에서는 ‘소득 상위 10% 이상 임직원의 임금 인상을 자제하고 이에 상응하는 기업의 기여와 정부 재정지원을 통해 청년채용을 확대’하는 방안에 대한 노사정 대표 간 합의가 있었다. 당시 노사정 대타협이 결렬돼 현실화하지 못했지만, 앞으로 노사정위에서 다시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