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돗자리 없이 풀밭에 눕지 말고
샤워 때 물린곳 없는지 살펴야
야외활동 많을 경우 예방접종

들짐승 배설물 랩토스피라증
설치류는 유행성 출혈열 옮겨
지정 등산로 벗어나지 말아야

무더위가 주춤해지면서 캠핑 등 야외활동의 시즌이 돌아왔다. 가을철에는 무더위로 인한 일사병 등의 위험은 줄어들지만, 진드기 등 곤충으로 인한 발열성 질환의 위험성이 높아진다. 실제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진드기 유충 등에 의해 감염되는 급성 발열성 질환 쓰쓰가무시증은 지난해 7월과 8월에는 각 37건과 47건이었지만 9월 259건, 10월 4068건, 11월 3302건으로 가을에 급증했다. 또 렙토스피라증도 지난해 전체 58건 중 79%인 46건이 9~11월에 집중됐다. 야생진드기에 감염되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도 9월과 10월에 각 11건, 12건으로 연중 가장 많았다. 가을철 야외활동에 주의해야 하는 질환에 대해 미리 점검하자.

◇야외활동 때 진드기, 들쥐 오물 등 주의해야 = 야외활동 중에 풀에 붙어 있거나 설치류에 기생하는 털 진드기 유충에 물릴 경우 쓰쓰가무시증에 감염될 수 있다. 보통 8~11일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 고열, 오한, 심한 두통, 발진, 구토, 복통 등이 나타난다. 산과 들판의 풀숲에 사는 작은소참진드기에게 물릴 경우 최근 치사율이 높아지고 있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에 감염될 수 있다.

또 팔과 다리에 상처가 있으면 야외활동을 자제해야 한다. 상처 난 피부에 동물 배설물로부터 오염된 물이나 흙이 묻을 경우 경우 렙토스피라증에 감염될 수 있다. 5~7일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 가벼운 감기 증상부터 급성 심부전 및 점막 출혈 등 치명적인 증상까지 다양하게 나타난다.

등줄쥐나 집쥐 등 설치류가 많이 다니는 곳도 피해야 한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설치류의 타액, 소변, 분변이 건조돼 공기 중으로 흩어져 호흡기에 들어오면 신증후군출혈열(유행성 출혈열)이 발생할 수 있다. 7~21일의 잠복기가 지나면 급성 발열과 요통, 출혈 등을 초래한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쥐는 타액(침)과 대변을 통해서 약 1개월간, 소변을 통해서는 1년 이상 바이러스를 배출한다.

◇유행 지역 피하기 =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쓰쓰가무시증 환자의 감염 위험요인 총 1만284건을 분석한 결과 전남, 전북, 경남, 경북, 충남 등 주로 농촌 지역에 거주하는 50대 이상 여성에게서 많이 발생했다. 하지만 도심 거주자들에게서도 농사일과 관련 없는 감염 건수가 43.6%나 됐다. 유행성 지역의 숲이나 지역에 가는 것을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다. 또 농업 종사자가 밭에서 일할 때에는 되도록 긴 옷을 입고, 귀가 후에는 옷을 세탁해야 한다.

등산이나 야외 나들이를 떠나는 사람들도 풀밭 위에 옷을 벗어 놓는 것을 삼가야 한다. 잔디밭 등 야외에 앉을 때는 돗자리를 펴서 앉고, 사용한 돗자리는 깨끗하게 씻은 뒤 햇볕에 말리는 것이 좋다. 지정된 등산로를 벗어나 풀숲을 헤치고 가는 경우는 피하자. 특히 앉아서 대·소변을 보는 행위는 금물이다. 곤충 기피제를 뿌리거나 긴 소매, 양말을 신는 것도 도움이 된다. 야외 캠핑을 할 경우 야영지 주변에는 불필요한 풀숲을 제거하고 주변 환경을 깨끗이 한 다음에 야영하는 것이 좋다. 야영이나 들판 등에서 작업이 많은 사람은 신증후군출혈열 예방접종을 받는 것도 방법이다.

귀가 후 샤워할 때 무릎 뒤, 다리 사이 위주로 물린 곳이 있는지 살펴본다. 진드기가 있다면 핀셋 등을 이용해 떼어낸 후 감염성 여부를 대비해 병에 담아 두는 것이 좋다. 진드기에 물린 부분은 바로 소독하고, 이후 피부발진과 급성발열 증상이 함께 나타나면 즉시 병원으로 이동해 검사를 받아야 한다.

◇호흡기 질환도 주의 = 일교차가 커지고 건조해지는 가을에는 체온의 변화로 인해 환절기 질환도 걸리기 쉽다. 감기, 비염 등 호흡기 질환이 대표적이다. 감기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체온을 유지해 주는 것이 가장 좋다. 아침저녁 쌀쌀한 날씨에 대비하기 위해 가벼운 겉옷을 가지고 다니며,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차를 꾸준히 마시면 도움이 된다. 제철 과일을 충분히 먹는 것도 각종 비타민 섭취를 통해 감기 예방이 가능하다.

건조한 가을 공기를 계속 받아들이다 보면 호흡기의 점막이 건조해지고 면역력은 떨어지면서 비염도 흔해진다.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지지 않도록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고 실내 습도 조절이 필요하다. 실내외 온도를 유지시켜 주는 것도 중요하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