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경북 안동·예천지역에 건립된 전통 한옥 구조의 경북도 신청사 전경. 경북도는 정주여건이 갖춰지면 대구에서 이곳으로 청사를 이전할 계획이다.

대구서 안동·예천으로 터 옮겨
한옥 구조에 지능형 기술 도입

인근에 신도시·테마파크·숲…
바이오·IT융합 産團 집중 육성

경북도가 신도청 시대의 서막을 서서히 열고 있다. 안동·예천지역 신청사로 터를 옮기기 위해 막바지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다. 경북도는 1981년 직할시로 승격한 대구시와 분리됐지만 30여 년간 대구에 자리 잡고 있었다. 경북도는 관할구역으로 청사를 옮기면 도정의 중심이 확보돼 제대로 된 역량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21일 오후 찾아간 경북도청 신청사는 길지(吉地)인 검무산(해발 331m) 아래 안동시 풍천면·예천군 호명면 경계지역에 한국적인 전통 건축물로 우뚝 서 있었다. 신청사는 기와와 기둥 등 전통미를 살려서 지어 시각적으로 세련돼 보였다. 신청사는 부지 24만5000㎡, 건축 연면적 14만3000㎡의 규모로 건립됐다. 모두 4055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됐다. 본청 옆에는 의회청사, 주민복지관, 다목적 공연장이 들어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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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만난 김두하 경북도 신도시조성과 기반시설담당은 “신청사는 전통 한옥 구조이지만 첨단 인텔리전트 빌딩”이라고 말했다. 실제 본관 1층 방제센터에 가보니 지능형 건축물을 실감할 수 있었다. 조명·전열 제어와 출입문 통제 등이 통합 관리되고 있었다. 특히 CCTV는 무려 375대가 배치돼 있었다. 김영환 건축·경관담당은 “건물의 규모나 용도에 맞게 각종 시스템을 도입해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고, 특히 에너지 절감을 통해 경제적으로 청사를 유지·관리한다”고 말했다.

신청사는 지난 4월 각종 인증기관으로부터 친환경 건축물, 건축물 에너지 효율, 초고속정보통신망, 지능형 건축물 등 친환경 공공청사 1등급을 받았다. 특히 출입구와 보도의 턱을 낮추고 장애인 안내설비, 청각장애인 피난설비 등을 설치해 장애물 없는 생활 환경 우수 등급도 받았다.

신청사 서쪽에는 아파트 공사가 한창이었다. 전체 7개 단지 5000여 가구 규모로 오는 11월부터 줄줄이 준공된다. 신청사 옆에는 학교 건물도 속속 지어지고 있었다. 유치원 2곳과 초·중·고교가 각각 1곳씩 들어서며 고등학교를 제외한 유치원 등은 내년 3월 문을 연다. 경북도는 정주 여건이 어느 정도 갖춰지면 대구에서 이곳으로 이사할 예정이다.

이 일대는 안동시 풍천면과 예천군 호명면 일원 10.966㎢에 자리 잡을 신도시다. 도는 2조2000억 원을 투입해 인구 10만 명을 목표로 오는 2027년까지 조성할 계획이다.

이곳에는 주거시설, 한옥호텔, 상업시설, 복합메디컬·문화콤플렉스, 테마파크 등이 갖춰진다. 신도시는 전체 조성면적 중 30.7%가 공원으로 꾸며진다. 청사 앞에는 이미 9만2000㎡ 규모의 숲이 조성돼 있었다. 25만 그루의 크고 작은 나무로 된 생태복원형 숲으로 ‘신도청과 새 천년을 함께 할 숲’을 의미하는 뜻에서 ‘천년 숲’으로 이름이 지어졌다.

경북도의 도청 이전은 지난 2006년 김관용 경북지사의 공약으로 추진됐다. 이후 경북도는 2008년 이 일대를 도청이전 예정지로 고시하고 2011년부터 공사를 시작했다. 경북도는 행정 관할구역과 도청 소재지가 달라서 빚어졌던 정체성 문제를 해결하고 지방자치 실현의 문제를 해소하는 한편, 행정 효율성과 대민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관할구역으로 도청 이전을 추진했다.

경북도는 신도시 인근 지역에 신산업을 집중 육성하기로 했다. 대규모 산업단지를 조성해 바이오, 의료기기, 신소재, 정보기술(IT)융합 첨단미래산업 등을 유치할 방침이다. 또 안동과 예천의 유교문화 등 전통문화와 풍부한 관광자원을 활용해 지역발전의 시너지효과도 극대화하기로 했다. 장상길 경북도청 신도시본부장은 “도청 이전과 함께 경북도의 경제·산업·문화 등 전반에 관한 발전 전략을 정립, 새로운 백년대계의 기틀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동 = 글·사진 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