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부터 이어진 주택 청약 열풍이 7월 하순에 나온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 이후 주춤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내년부터 ‘상환능력이 없으면 대출도 없다’고 가계부채 대책을 내놓자 아파트 청약시장과 분양권 시장이 냉각하는 형국이지요. 사실 정부 대책은 역설적으로 가계부채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1200조 원에 이르는 가계부채를 감안하면 느슨한 미봉책에 불과하지만 이런 대책에도 청약과 분양권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부동산 회복세를 받쳐주는 토대가 그만큼 허약하다는 증거입니다.

정부 가계부채 대책에도 불구 청약시장 열기는 내년 상반기까지는 이어지지 않나 싶습니다. 저금리, 정부의 부동산 시장 회복 의지 등이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청약시장보다 나중에 장이 형성되고, 먼저 사그라지는 분양권 전매 시장은 근본적으로 다를 것으로 보입니다. 청약 열풍 때 당첨이 안 됐다고 해서 덩달아 웃돈이 붙은 분양권을 섣불리 사지 않아야 한다는 뜻이죠. 일반인의 경우 분양권 가격이 꼭대기까지 치솟을 때(이른바 상투) 매수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청약 열풍이 거센 올해 널뛰기하는 분양권 웃돈 가격 등락을 보면 ‘분양권 투자의 위험성’이 적나라하게 드러납니다.

지난해와 올해 아파트 청약이 이어진 위례신도시의 경우 거품 논란에도 불구, 분양권 웃돈이 높게 형성됐습니다. 위례자이 테라스하우스(전용면적 121㎡) 분양권의 경우 한때 최고 3억 원까지 웃돈이 붙었죠. 하지만 8월 현재 1억 원을 주고도 살 수 있다고 합니다. ‘래미안위례’에도 최고 2억 원의 웃돈이 붙었지만 최근에는 호가가 5000만 원 내외로 내렸지요. 위례아이파크도 분양권 웃돈이 1억 원을 호가할 정도였지만 최근 절반까지 떨어졌고요. 아파트 분양권 웃돈 하락은 위례신도시뿐만 아니라 경기 화성 동탄2신도시, 하남 미사강변도시 등 청약 열풍이 불었던 지역 대부분 마찬가지입니다. 미사강변도시 D아파트의 경우 분양권 웃돈이 한때 8000만 원을 호가했지만 지금은 3000만 원대로 떨어졌습니다. 일부 분양권 전매 컨설팅사들은 위례신도시를 비롯, 수도권 신도시 분양권 웃돈이 시간이 갈수록 더 떨어질 것으로 점치고 있기도 합니다.

최근 위안화 평가절하로 나타난 중국경제 위기, 미국에 이어 우리나라 금리인상 가능성, 경기침체 지속 등 부동산시장 안팎에 악재가 많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웃돈이 많이 붙은 분양권이 더 오를 가능성은 크지 않지요. 일부에서 분양권 웃돈 거품이 꺼지고 있는 지금이 기회라고 하지만 웃돈 분양권에 섣불리 투자할 경우 낭패를 볼 수 있습니다. 합법적인 분양권 전매라도 실수요자가 아니라면 청약 열풍이 불 때 웃돈 붙은 분양권 투자는 신중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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