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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진 대로 ‘눈길’(1977)은 이청준(1939~2008·사진)의 자전적 소설이다. 소설의 배경도 그의 고향인 전남 장흥이다. 그의 많은 작품 중 드문 자전적인 작품이다.

1939년생인 그는 1965년 ‘사상계’ 신인상에 ‘퇴원’이 당선되며 등단했다. 한국 소설 문학을 크게 부흥시킨, 4·19 이후 등단한 ‘한글세대’의 선두주자 중 한 명이었다. 이청준은 등단 이후 ‘병신과 머저리’(1966·제13회 동인문학상), ‘매잡이’(1968) 등으로 작가로서 입지를 굳혔다. 1970년대에 들어 ‘소문의 벽’(1971), ‘당신들의 천국’(1974), ‘이어도’(1974), ‘잔인한 도시’(1977·제2회 이상문학상) 등이 평단은 물론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며 최고의 작가로 자리 잡았다. 그 뒤에 낸 단편이 ‘눈길’이다. 작가로서 최고의 반열에 올라 찬찬히 자신의 어릴 적, 그리고 어머니 얘기를 끄집어냈다고 볼 수 있다. ‘눈길’은 한국 단편 문학의 백미 중 하나로 꼽히지만 자전적이어서인지 그의 문학세계를 상징할 단편은 아니다.

이청준은 당시 문단에 드물게 지적인 작가였다. 문학평론가 권영민은 “이청준의 소설은 지적이면서도 관념적이지 않고, 세계의 불행한 측면들을 포착하면서도 그 이면을 냉정하게 응시하려 한다”고 평가했다. 이청준의 소설은 여러 편이 영화로 만들어졌다. 이창동 감독의 ‘밀양’(2007)은 이청준의 ‘벌레 이야기’가 원작이고, 김수용 감독의 ‘시발점’(1969)은 ‘병신과 머저리’가 원작이다. 임권택 감독의 ‘서편제’(1993)와 ‘축제’(1996)도 이청준의 소설이 동명 영화로 만들어진 것들이다. 문학평론가 방민호는 “이청준 문학이 한국적 표지를 붙여 만족할 수 없고 충당할 수 없는 인류 보편적 가치로 통하는 사상과 감정이 숨 쉬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한 바 있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