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7인의 열사 서울 서대문형무소 수형기록카드에서 밝혀진 의열단 창립 초기 멤버들의 단체 사진. 오른쪽부터 김원봉·곽재기·강세우·김기득·이성우. 앉은 사람은 정이소이며, 오른쪽 하단은 일제 경찰이 따로 붙여 놓은 김익상 사진. 국사편찬위원회 DB

항일무력독립운동 비밀단체
서대문형무소 기록서 찾아내

신분 노출을 꺼려 사진을 거의 찍지 않았던 항일 무력 독립운동단체인 의열단(義烈團) 창립 초기 단원들의 단체사진이 서대문형무소 수형기록카드를 통해 밝혀졌다. 이 사진은 1919년 11월 10일 중국 지린(吉林)성에서 의열단을 창단한 단장 김원봉과 부단장 곽재기를 비롯해 강세우·김기득·이성우 등 창립 초기 단원들의 모습이 담겨있는 것으로, 의열단 초기 단체 사진으로는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열단은 대표적 항일 무력 독립운동단체로, 최근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영화 ‘암살’의 모티프가 되기도 했다.

박경목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장은 올해 1학기 충남대 박사학위 논문으로 통과된 ‘일제강점기 서대문형무소 연구’에서 의열단원들의 단체 사진을 확인했다고 13일 밝혔다. 일본 고관 암살과 관공서 폭파 등을 임무로 한 의열단원은 기본적으로 작전 후 생환하는 것을 목표로 했기 때문에 얼굴이 노출될 경우 탈출·도피 과정에서 잡힐 수 있고, 또다시 활약하는 데 제약이 커 기념사진을 남기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간혹 찍더라도 원판을 철저히 회수했다.

논문에 따르면 해당 사진은 1920년 3∼5월 사이 중국 상하이(上海) 프랑스 조계(租界) 내에서 찍은 것으로 추정된다. 박 관장은 “의열단 결성이 1919년 11월 10일이고 곽재기가 국내로 잠입한 시점이 5월 중순, 김기득이 의열단에 참여한 시기가 1920년 3월이므로 이 모든 사람들이 사진에 있는 것으로 보아 1920년 3∼5월 사이에 사진을 찍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한상도(사학) 건국대 교수는 “의열단원들이 창립 초기, 활동이 가장 활발할 때 찍은 사진은 처음 보는 것”이라며 “의열단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효목 기자 soarup6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