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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 칵테일 소주 잇단 출시
알코올 도수 13도까지 내려가
원감 절감으로 수익은 증대
업계 소비자 배려 뒷전 논란

저도주 열풍에 따라 소주·위스키 제조사들이 잇달아 관련 제품을 내놓으며 치열한 시장점유율 확대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정작 소비자에 대한 배려는 ‘뒷전’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알코올 도수를 낮출수록 주정이 덜 들어가 제조원가가 줄어드는데도 가격은 요지부동이기 때문이다.

13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칵테일 과실 소주를 중심으로 ‘순한 참’ ‘좋은 데이’ ‘C1’ ‘순하리 처음처럼’ 등의 18종에 달하는 소주가 계속 출시되면서 한때 20∼25도였던 소주 알코올 도수가 13도까지 내려갔다.

위스키 업계도 ‘골든블루’(36.5도)가 인기를 끌자 ‘주피터 마일드블루’ ‘윈저 아이스’ ‘에끌라 바이 임페리얼’ 등 각사가 경쟁제품을 속속 내놓으며 31도까지 인하됐다.

이런 저도주화 추세와 맞물려 주정 제조업체와 각 소주사 등 업계의 경영실적에 긍정적 현상이 감지되고 있다. 소주 수요 저변 확대와 함께 원가절감 효과가 가세해 톡톡히 성과를 얻고 있지만 가격 인하 등 실효성 있는 고객 배려 조치는 없는 상태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4월 보해양조가 17.5도인 ‘아홉시반’을 출시하면서 용량을 15㎖ 늘려 도수 인하에 따른 원가를 소비자들에게 환원하겠다고 밝힌 것 외에는 지금까지 다른 제조사에서 가격, 마케팅 측면의 소비자 보호 조치가 나온 게 없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알코올 도수가 떨어지면 쌀, 보리, 고구마, 타피오카 등 곡물 주정이 덜 들어가 직접 원가 비용이 절감된다”며 “업체별로 제조 방법이 달라 공통적인 적용이 어렵지만 통상 도수가 1도 낮아지면 소주 1병당 적게는 5원에서 많게는 10원 정도 원가절감 비용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희석식 소주는 에탄올 원액인 주정에 물, 식품첨가물을 가미해 만든다. 예컨대 용량 360㎖, 20도 소주일 경우 72㎖의 주정에 288㎖의 물을 섞어 만들었다는 의미로, 알코올 도수가 낮아질수록 물과 식품첨가물이 더 들어간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이에 대해 “소주 도수 인하는 주류사들이 단순하게 수익성만을 겨냥한 게 아니라 경기불황과 여성의 사회 진출 확대에 따른 순한 소주 선호현상, 건강에 대한 관심 등이 반영된 결과”라며 ‘면책론’을 제기했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