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시 SH공사가 사회 초년생과 집 없는 신혼부부들을 위해 내놓은 임대주택에 관심이 높습니다. 이른바 ‘서울 리츠’죠. 리츠(REITs·Real Estate Investment Trusts)는 투자자로부터 모은 자금으로 부동산이나 부동산 관련 대출에 투자, 수익을 배당하는 ‘부동산투자회사’ 또는 ‘부동산투자신탁’을 말합니다.

서울 리츠는 SH공사가 공공의 신망을 바탕으로 주변 시세보다 20% 이상 저렴하게 내놓는 임대주택입니다. 시유지와 구유지, 민간 유휴 부지 등의 토지를 리츠에 값싸게 임대하고, 자체 자금과 국토교통부의 주택도시기금 등을 공동투자하는 방식이죠. 서울시의 오는 2018년까지 임대주택 리츠 사업비 규모는 총 4조 원가량입니다. 물론 서울시가 용적률 상향과 용도지역 변경 등 전방위 도시계획 지원을 해 주고, 정부의 주택도시기금 저리 융자도 가능합니다. 각종 세제혜택도 있고요. 연간 수익률 5% 이상 달성을 목표해 금융권의 투자도 받겠다고 하네요.

SH공사는 1호 사업인 ‘은평뉴타운 리츠’에 대해 시뮬레이션도 했다고 합니다. 공실률 5%, 시장임대료 70∼80% 수준, 임대료 상승률 5%일 때의 수익률을 따져본 것이죠. 수익률은 5%가 나온다고 합니다. 문제는 지속할 수 있는 공실률이죠. 입주율이 95% 아래로 내려가면 수익성도 그만큼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서울 리츠가 시행착오를 거치지 않고 안착하기 위한 조건은 무엇일까요. 우선 임대주택의 입지입니다. 수요자인 사회 초년생이나 신혼부부 등이 선호하는 지역에 건립돼야 한다는 것이죠. 도심·역세권이 최적지라고 볼 수 있지요.

두 번째는 낮은 월세와 관리비입니다. 매달 내는 월세와 관리비 내기가 버거울 경우 공실률이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입주자의 거주비를 최소화해야 할 이유지요. 세 번째는 입주 희망자의 주거 취향에 맞게 다양한 주택을 보유해야 합니다. 신혼부부와 무주택 직장인의 주거 취향은 확실하게 다르기 때문이죠.

마지막으로 안정성입니다. 신뢰할 수 있는 공공기관이 정기적으로 주거 환경을 관리할 수 있느냐입니다. 이런 조건 중 하나라도 삐걱거리면 서울 리츠의 성공은 쉽지 않습니다.

서울 리츠는 서울시와 SH공사의 발표대로 추진·보급된다면 우리나라 임대주택의 한 축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도심권에 질 좋고 상대적으로 값싼 주택이 들어서기 때문입니다. SH공사는 서울 리츠 보급 초기인 만큼 수익성 집착이나 유가증권시장 상장 등은 천천히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리츠 운영의 수익성보다 공익성을 우선하는 정책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죠. 서울 리츠의 성공조건보다 실패하지 않는 조건을 먼저 챙길 것을 SH공사에 주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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