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지난해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조직위원회가 경북 경주에서 개최한 ‘이스탄불 in 경주 2014’ 행사에서 터키 메흐테르 군악대가 경주 시가지를 행진하고 있다.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조직위원회 제공

이란 등 실크로드 20여개국 참가… 21일부터 59일간 문화공연 축제

중국은 서유기 소재 인형극 준비… 몽골 칭기즈칸 다룬 오페라 선봬

평소 접하기 힘든 무대 펼쳐져… 실크로드國 여행하는 기분 만끽

“경주에서 실크로드 국가를 여행하는 기분을 만끽하세요.”

유라시아 문화대축전인 ‘실크로드 경주 2015’ 행사가 다가오면서 경북 경주~터키 이스탄불에 이르는 실크로드 상의 국가들이 관람객들을 사로잡을 풍성한 프로그램을 속속 내놓고 있다. 3일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오는 21일부터 10월 18일까지 59일 동안 경주엑스포광장과 경주시내에서 열리는 이 행사에 실크로드 상의 20여 개 국가에서 1만여 명이 참여해 각종 행사를 개최한다.

◇시가지 퍼레이드 이끄는 터키와 이란 = 터키는 오스만제국 시절 군악대인 ‘메흐테르’가 연주와 퍼레이드를 펼친다. 이 군악대는 13세기에 생긴 세계 최고(最古)의 군악대로 ‘예니체리’라는 부대에 소속돼 전쟁 때마다 선두에 나서서 타악기와 관악기로 천둥과 번개를 연상시키는 행진곡을 연주해 적의 전의를 꺾는 역할을 했다. 이 군악대는 이번 행사에서 전통 모자와 복장을 그대로 착용해 군악을 연주한다. 이 군악대의 연주는 유럽 클래식 음악계에도 영향을 미쳐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 등이 터키풍의 음악을 작곡하기도 했다. 또 킬릭칼칸공연단은 오스만제국 당시 의상과 소품을 복원해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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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이란의 이스파한전통음악단은 페르시아 타악기와 현악기, 관악기 등 다양한 전통 악기로 이란 전통 음악과 민요를 수놓는다. 이 음악단은 이란 이스파한지역의 독특한 민속 의식을 보유하고 있는 가수와 음악가들로 구성돼 있으며 중동 및 중앙아시아 일대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중앙아시아 ‘스탄’ 국가의 색다른 공연 = 키르기스스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이른바 ‘스탄’ 국가들도 이번 행사에 대규모로 참여한다. ‘문명의 만남’을 주제로 한 프로그램인 ‘실크로드 리얼리즘전’에 이들 국가는 우리에게 다소 낯설지만 흥미로운 각종 예술 작품을 선보인다. 우즈베키스탄공연단과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 누루공연단의 가무악(歌舞樂), 카자흐스탄 삼룩(Samruk)무용단의 단막 발레 등 평소 접하기 어려운 공연을 볼 수 있다.

특히 1998년 설립된 삼룩무용단은 카자흐스탄에서 유일한 전문 현대무용단으로 삶과 죽음, 사랑과 증오, 인간과 세계의 관계, 인간 정신의 이중성, 의미와 무의미, 진실에 대한 탐구에 관한 내용을 공연에 담는다.

또 우즈베키스탄공연단은 도이라(타악기), 루배브(줄악기), 서네이(바람악기), 카이록스(돌악기)등 전통 음악도구를 이용해 공연하고, 비슈케크 누루공연단은 자국의 전통 무용을 현대와 접목해서 소개한다.

◇민속 오페라와 공예품 선보이는 몽골과 중국 = 몽골은 몽골국립가무단이 방문해 칭기즈칸 스토리 등 몽골 역사를 바탕으로 민속 오페라와 전통 무용을 선보인다. 1945년에 설립된 이 가무단에는 가수 33명, 연주자 70명, 무용수 40명, 곡예사 35명 등 모두 178명의 단원이 활동 중이다.

이와 함께 중국 광둥(廣東)성에서는 서유기를 소재로 한 인형극을 내놓는다. 또 유리공예품, 전통차, 월병, 떡 등 공예품과 음식을 대거 선보인다.

이밖에 북방 초원길을 대표하는 러시아도 공연단을 파견해 민속 군무와 아크로바틱이 가미된 역동적인 전통 무용을 펼치고, 아제르바이잔은 곡식을 거둬들인 뒤 기쁨을 표현하거나 여성들의 아름다움을 묘사하는 전통 무용 등을 공연한다.

경주엑스포 조직위 관계자는 “실크로드 상의 이들 국가는 행사 기간에 50여 개의 공연 등을 펼쳐 각 나라를 직접 관광하는 느낌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주 = 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