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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회장 선거때 블라터 지지
2개월만에 ‘親플라티니’로
AFC 전체 의견 아닌 ‘독단’
전문가들 “충성도와는 무관”

셰이크 살만 빈 이브라힘 알 칼리파(사진)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장이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미셸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을 극찬하고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셰이크 살만 회장은 30일(한국시간) AFC 홈페이지를 통해 성명서를 발표하면서 “AFC는 FIFA에 안정감, 리더십을 가져다줄 새로운 회장을 원한다”면서 “플라티니 회장은 FIFA를 정상화할 수 있는 유일한 후보”라고 치켜세웠다.

셰이크 살만 회장은 또 “AFC 회원국은 최적의 단일 후보 아래 뭉쳐야 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플라티니 회장 지지를 선언한 셈이다. 이와 관련, 플라티니 회장은 6개 대륙의 축구연맹 가운데 4개 대륙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5월 열렸던 FIFA 회장 선거를 앞두고도 각 대륙별 축구연맹은 앞다퉈 지지 성명을 발표했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대륙별 연맹의 특정 후보 지지 선언이 각 국가별 연맹·협회의 지지로 이어지는 건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대한축구협회의 한 관계자는 “특정 후보를 대륙별 연맹 소속 축구협회에서 밀어준다면 일종의 담합이 되고 무기명 비밀 투표의 원칙에 위배된다”며 “지금까지 각국 축구협회는 독자적인 판단에 따라 투표를 해왔다”고 밝혔다.

셰이크 살만 회장의 플라티니 지지는 AFC 회원국 전체의 의사를 반영하는 게 아니라 개인적인 의견일 뿐이다. 축구협회의 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 AFC 총회나 이사회가 열렸던 것도 아닌데 플라티니 회장을 띄우다니 어이가 없다”며 “AFC를 대변하는 목소리인지는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왜 특정 후보 지지 발언을 공개적으로 하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대륙별 연맹 회장들이 자신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회장 선거를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 관계자는 “줄을 선다는 표현의 뜻으로 받아들이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라며 “특정 후보에게 기대 선거 후 개인적인 잇속을 챙기려는 속셈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특정 후보를 지지하면서 자신의 세력을 키우고, 과시하는 효과도 노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따라서 ‘충성도’와는 관계가 없다. 셰이크 살만 회장이 좋은 예다.

셰이크 살만 회장은 지난 5월 열렸던 FIFA 회장 선거에선 플라티니 회장의 후원을 받은 알리 빈 알 후세인 요르단 왕자가 아닌 제프 블라터 회장을 지지했던 인물이다. 불과 2개월 만에 반플라티니에서 친플라티니로 돌아선 것이다. 선거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변심과 이합집산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