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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 차기 회장 경쟁 가열

플라티니, 회원국에 지지 서한… 알리 “독립적 리더십 필요”
알리 돌연 반발로 돈독했던 관계 틀어져…‘갈등’ 깊어질 듯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됐다.

미셸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 회장이 국제축구연맹(FIFA) 차기 회장 출마를 공식화하자 알리 빈 알 후세인 요르단 왕자가 비난을 퍼부었다. 둘은 지난 5월 열렸던 FIFA 회장 선거에서 힘을 합쳤던 사이. 알리 왕자가 ‘반 블라터’ 진영의 단일 후보로 출마했고, 플라티니 회장은 알리 후보를 지지했었다. 하지만 두 달만에 적이 됐다.

30일(한국시간) BBC, 파이낸셜 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플라티니 회장은 전날 스위스 니옹의 유럽축구연맹 본부에서 FIFA 209개 회원국에 자신의 출마 사실을 밝히면서 지지를 부탁하는 편지를 보냈다. 제프 블라터 FIFA 회장이 사임을 발표하면서, 차기 회장 선거는 내년 2월 26일 치러질 예정이다. 회장 선거에 뛰어들 후보자들은 오는 10월 26일까지 출마 의사를 접수해야 한다.

플라티니 회장은 “FIFA의 명예를 되찾고, 축구발전을 위해 일하고 싶다”며 “그동안 출마를 심사숙고해왔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FIFA 회장 선거 출마 의사를 밝힌 건 플라티니 회장과 정몽준 FIFA 명예부회장, ‘하얀 펠레’라는 별명을 지닌 브라질 축구선수 출신 지코, 무사 빌리티 라이베리아축구협회장 등이다. 정 명예부회장은 8월 중순 유럽에서 공식적으로 출마를 발표한다는 구상이다.

플라티니 회장이 출마를 선언한 지 불과 1시간 만에 알리 왕자는 “플라티니 회장은 FIFA 수장으로서는 ‘나쁜 선택(bad choice)’이 될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알리 왕자는 “축구 팬과 선수들은 더 나은 선택을 누릴 권리가 있다”면서 “FIFA는 과거의 일로부터 오염되지 않은 새롭고 독립적인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과거의 일이란 플라티니 회장이 카타르의 2022년 월드컵 유치 과정에서 석연치 않은 행태를 보인 것과 그의 아들 로랑이 카타르에 본부를 둔 스포츠용품업체인 ‘부르다’에서 일하고 있는 것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이 주도하는 FIFA 수사는 2018년 러시아, 그리고 카타르 월드컵 개최지 선정 과정의 비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런데 플라티니 회장은 카타르의 월드컵 유치를 지지했었다.

알리 왕자는 또 “FIFA는 (비리) 스캔들에 빠져 있다”며 “우리는 이제 비즈니스를 끝내야 한다. 뒷방에서, 테이블 아래에서 거래하는 건 이제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플라티니 회장이 과거처럼 투명하지 않은 방법으로 FIFA 회장직을 노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5월 FIFA 회장 선거에서 손을 맞잡았던 플라티니 회장과 알리 왕자는 얼마 전까지도 돈독한 관계였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둘은 지난 22일 프랑스 남부 플라티니 회장의 별장에서 만났고, 차기 FIFA 회장 선거 등을 논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알리 왕자가 플라티니 회장에게 화살을 겨누면서 둘의 ‘연대’는 깨졌다. 알리 왕자가 FIFA 회장 선거 레이스에 뛰어들면 둘 사이의 골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알리 왕자는 출마에 대해선 “조만간 각국 축구협회장들과 만나 조언을 들어보겠다”라며 말을 아꼈다.

빌리티 회장도 “플라티니 회장이 언제부터 개혁을 부르짖었느냐”며 “플라티니 회장은 집행위원회 자리에서 개혁을 이야기한 적이 없다. 지금 우리가 바꾸자고 하는 모든 것은 그가 지지했던 것들”이라고 밝혔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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