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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비밀 이스라엘에 유출… ‘30년 복역’ 조너선 폴라드

AFP “오는 11월 석방” 보도… ‘核타결 갈등’관계회복 시도

기밀 누설 혐의로 미국에서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던 이스라엘 스파이 조너선 폴라드(60·사진)가 30년 만에 석방된다. 이번 석방은 이란 핵협상 타결 이후 냉각된 이스라엘과의 관계 회복을 위한 미국의 조치로 풀이된다.

28일 AFP 등은 폴라드의 변호인을 인용, 폴라드가 오는 11월 21일 석방된다고 보도했다. 엘리엇 로에 등 폴라드의 국선 변호인단은 성명서를 내고 “미 당국이 폴라드에 대한 석방 결정을 내려 이제 4개월 안에 바깥에서 폴라드를 만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폴라드는 변호인단을 통해 “집회에 참가해 지지를 보내준 이들, 의회에 전화해 석방을 촉구한 이들, 편지를 보내 힘을 북돋워 주고 기도해준 모든 사람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미 해군 정보국 분석가였던 폴라드는 중동권 내 미 스파이 행위와 관련한 기밀문서를 이스라엘에 넘겨준 혐의로 지난 1985년 체포돼 종신형을 선고받고 노스캐롤라이나 연방 교도소에서 복역해 왔다.

1954년 텍사스주 갈베스턴에서 태어난 폴라드는 명문 스탠퍼드대에서 정치학과 철학을 전공했다. 1979년 미 중앙정보국(CIA) 취업을 시도했지만 신원 확인과 거짓말탐지기 검사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아 메릴랜드주 소재 해군 정보처에 자리를 얻어 소련과 남아프리카공화국 정보 분석 업무를 맡았다. 이후 해군 범죄수사처(NCIS)에서 근무한 폴라드는 1984년 워싱턴 소재 해군 대테러경보센터로 자리를 옮긴 뒤 자발적으로 이스라엘에 정보를 넘기며 스파이가 됐다.

같은 해 폴라드는 주미 이스라엘 공군 무관 아비엠 셀라 대령과 연결돼 이후 약 1년 반 동안 집중적으로 이스라엘 스파이로 활동했다. 그는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암호체계, 국제전자감시체제, 소련의 대리비아 무기 공여, 파키스탄 핵무기 개발, 리비아 등 아랍 국가의 방공망을 포함한 초특급 군사 비밀을 이스라엘에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1985년 11월 미 연방수사국(FBI) 등 미국 정보기관의 추적을 감지한 폴라드는 주미 이스라엘 대사관을 찾아갔지만, 미 사법 당국으로부터 신병 인도 요청을 받은 이스라엘 측이 양국 관계 악화를 우려해 망명을 거부해 체포됐다. 체포 당시에도 폴라드는 60여 건의 비밀 문건을 소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폴라드의 석방은 이란 핵협상 타결과 무관치 않다. 앞서 베냐민 네타냐후를 비롯한 역대 이스라엘 총리는 폴라드의 석방을 미국 측에 수차례 요청했지만, 딕 체니 전 부통령 등 적지 않은 미 정부의 전·현직 고위 인사들이 그의 석방에 반대해 왔다.

그러나 지난 14일 이란 핵협상 타결 후 이스라엘이 ‘역사적 실수’라며 강하게 반발하는 등 관계가 악화되자 오바마 행정부는 이스라엘을 달래기 위해 폴라드 석방 카드를 꺼냈다.

김대종 기자 bigpap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