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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만에 새로 출시된 기아자동차 2세대 신형 K5는 ‘2개의 얼굴, 5가지 심장’이라는 슬로건처럼 출시 단계부터 외관 디자인을 달리하고 다양한 엔진 라인업을 갖춰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수입차 강세 속에 등장한 신형 K5가 날로 위축되는 국산 중형차 시장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지 지난 22일 경기 고양시와 양주시 일대에서 먼저 경험해 봤다.

이날 시승한 신형 K5는 기본형인 2.0 가솔린과 1.7 디젤 모델로 외관 디자인은 두 가지 디자인 중 더 점잖은 편인 MX(Modern Extreme) 모델이었다. 신형 K5의 겉모습은 언뜻 봐서는 국산차 디자인에 한 획을 그은 것으로 평가되는 전작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램프를 연결하고 널따란 에어인테이크(공기 흡입구)를 적용해 역동적인 느낌을 더했다. 실내는 차체 휠베이스(앞·뒷바퀴 간 거리)와 높이가 전작보다 10㎜씩 늘어난 탓에 한층 넓어 보인다.

먼저 2.0 가솔린 모델의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걸었다. 자유로와 외곽순환도로에 올라 가속페달을 밟자 최고출력 168마력, 최대토크 20.5㎏.m의 누우 2.0 CVVL 엔진이 모자람 없이 차체를 밀어붙인다.

차체 소음을 줄이는 데 크게 신경 썼다는 기아차 측 설명대로 시속 80㎞ 이상 고속 주행에서도 실내에는 내비게이션의 안내음과 음악 소리만 가득했다. 앞바퀴 서스펜션의 강성과 방향 전환 시 응답성을 개선한 탓인지 신형 K5는 가랑비가 날리는 도로에서도 확실한 코너링 능력을 발휘했다.

2.0 가솔린 모델도 훌륭했지만 더 인상적이었던 것은 1.7 디젤 모델이었다. 가솔린 모델의 경우 초반 가속 시 반 박자 느리게 반응했지만, 디젤 모델은 높은 엔진 토크(최대토크 34.7㎏.m)와 7단 더블클러치변속기(DCT) 덕에 가속페달을 밟는 대로 속도계 바늘이 올라갔다. 33㎞ 정도를 달린 끝에 확인한 실연비 역시 공인연비(18인치 휠 장착 시 ℓ당 16.0㎞)를 웃도는 16.3㎞를 기록해 디젤 세단의 장점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신형 K5 2.0 가솔린 모델 가격은 2245만~2870만 원, 1.7 디젤 모델은 2480만~2920만 원이다.

고양 =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