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남의 얘기를 듣다가 귀를 쫑긋 세우게 하는 게 ‘돈’입니다. ‘누가 얼마를 벌었다더라’ ‘어떻게 대박을 쳤다더라’…. 대충 이런 얘기들이죠.

전인지는 US여자오픈 상금으로 81만 달러(약 9억1600만 원)를 받았습니다. 전인지는 이외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3승, 일본투어 1승 등으로 올해 7개월 동안 상금 17억 원을 넘게 벌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소속사 하이트진로로부터 대회 우승상금의 50%를 보너스로 받고, 용품후원사인 ‘핑’과 ‘스릭슨’ 등으로부터 수억 원대의 인센티브도 받습니다. 모두 합하면 시즌 절반을 남겨두고도 벌써 30억 원이 훌쩍 넘는다고 합니다. 고액 연봉 근로자가 평생 벌어야 할 돈을 21세의 대학생 선수가 반년 만에 벌었다니 부럽기만 합니다. ‘골프여제’ 박인비는 2013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6승을 거두면서 한 해에만 100억 원대를 벌었답니다. 지난해 국내 무대를 평정한 ‘슈퍼 루키’ 김효주도 50억 원 이상을 손에 쥐었습니다.

여자골프 선수들은 상금 외에도 가욋돈이 많습니다. 후원기업과 계약금 외에 성적에 따른 보너스 규정이 있습니다. 이른바 ‘5-3-2’룰이 적용됩니다. 즉 우승하면 획득 상금의 50%, 5위 이내는 30%, 10위 이내면 20%를 보너스로 줍니다. 후원 기업들은 전인지와 같은 ‘돌발 우승’을 대비해 ‘상금보상 보험’에 가입합니다. 주로 상금 규모가 큰 LPGA 선수들이 적용 대상이며 KLPGA투어 선수는 상금에 비해 보험료가 더 나간다는 이유로 가입하지 않습니다. 10여 년 전 박세리, 김미현이 우승을 너무 자주 하는 바람에 후훤기업이던 CJ와 KT가 보험사에 의뢰해 상품을 만든 게 효시라고 합니다. 워낙 우승을 많이 하는 탓에 이젠 보험요율도 크게 올라 선수당 LPGA 2승 정도의 우승 상금(연 5억∼6억 원)이 보험료로 들어간다고 합니다. 소속 선수가 3승 이상을 하면 본전(?)을 뽑지만 그 이하일 경우 보험료만 날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박인비나 김효주 같은 특급스타는 보험요율이 A급 선수의 배가 돼 보험 가입을 포기했다고 합니다. 김효주는 보너스 조건을 5위 이내로 하는 대신 우승하게 되면 더 높은 70∼80%를 보너스로 받는다고 합니다. 롯데 측은 김효주가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면 10억 원, 올해의 선수상이나 상금 1위에 오르면 3억 원씩을 받는 보험을 들었다고 합니다.

여자 선수들의 수입은 단순 계산으로도 시즌 1승을 올리면 LPGA투어는 10억 원, KLPGA투어는 5억 원이나 됩니다.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는 말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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