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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출범한 제7홈쇼핑 ‘아임쇼핑’

14일 출범한 제 7홈쇼핑 ‘아임쇼핑’은 중소기업상품과 농수산물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공영방송이다. 방송 채널은 인터넷(IP) TV는 KT 22번, SK브로드밴드 3번, LG U+ 20번이고, 종합유선방송은 C&M 20번, CMB 21번 등이다. 정부가 민간 홈쇼핑 업체가 6개(CJ오쇼핑, GS홈쇼핑, NS홈쇼핑, 롯데홈쇼핑, 현대홈쇼핑, 홈앤쇼핑)나 있는데도 추가로 공영 홈쇼핑을 출범시키는 것은 공익성을 강화하자는 취지다. 아임쇼핑은 중소업체와 농어민의 부담을 낮춰주기 위해 기존 민간 홈쇼핑 6개 업체 평균수수료 30%대에서 23%로 크게 낮췄다. 판매 제품은 모두 중소기업 제품과 농·축·수산물로 구성한다. 아임쇼핑이 기존 민간쇼핑과의 차별화를 통해 중기·농수산제품의 새로운 유통 채널로 성공하기 위해 어떤 운영방식을 전개할지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1 공영홈쇼핑은 어떤 기업

공영홈쇼핑은 정부 주도로 공적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 설립됐다. 정부는 상업성을 최대한 배제하기 위해 출자(출연)자로 공공기관과 공익목적을 위해 특별법에 근거해 설립된 법인과 비영리법인으로 제한했다. 이를 통해 출자사로 중소기업유통센터 50%, 농협경제지주와 수산업협동조합중앙회 각 45%와 5% 비중으로 3곳만이 참여했으며, 출자자 배당을 원칙적으로 금지한 것이다. 따라서 공적 이익 실현을 해치지 못하게 하기 위해 판매수수료 추가 인하, 생산업체 육성, 소비자 보호, 중소기업 해외진출 지원 등 공영홈쇼핑 설립목적 달성을 위해서만 사용할 수 있도록 제한했다. 공정거래 선도 의지도 담았다. 기존 TV홈쇼핑의 불공정 거래 관행과 납품비리 문제 등 고질적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동시에 수출 지원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 방송을 통해 판매된 제품이 해외로 진출할 수 있도록 글로벌 통합유통 플랫폼 기능까지 충실히 해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 왜 신규홈쇼핑인가

TV홈쇼핑은 중소기업 제품의 시장진입 유통 통로로 적합해 방송 수요는 계속 증가했지만, 채널 부족으로 중소기업 방송수요의 5% 내외만 소화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특히 수익성을 추구하는 민간홈쇼핑은 수입품, 히트상품 방송에 치중하고, 창조·혁신제품 등 중소기업 제품 방송편성은 피하고 있다. 또 홈쇼핑사의 과점적인 시장지위와 기업의 과수요가 맞물려, 높은 진입 장벽이 형성돼 과다 수수료 및 불공정 거래 관행이 만연해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기존 민간 홈쇼핑사의 과다수수료 및 불공정행위로 인해 중소기업이 방송에 성공해도 수익성이 악화해 고용창출 및 투자로 이어지지 않는 악순환 구조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이런 상황을 개선하고자 공영홈쇼핑을 출범시키게 됐으며, 공영홈쇼핑을 통해 민간 홈쇼핑의 불공정 거래 관행을 개선하고, 민간 홈쇼핑사의 수수료율 인하 유도 효과 발생 및 중소기업 제품의 판로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3 송출수수료 증가 우려는

홈쇼핑 송출수수료 경쟁실태를 살펴보면 KBS, MBC 등 공중파 방송과 인접한 ‘황금채널’을 확보하기 위한 홈쇼핑사 간의 경쟁이 송출수수료 증가의 주요 원인이라 할 수 있으며 이와 관련해 홈쇼핑사들은 약 1조 원 이상을 송출수수료로 부담하고 있다. 홈쇼핑사는 송출수수료 부담분을 판매 기업에 수수료로 전가해 송출수수료 증가는 중소기업의 이윤감소, 소비자 가격 인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공영홈쇼핑은 소수 히트상품 판매를 위해 민간 홈쇼핑사와 경쟁하는 채널이 아니라 중소기업제품의 초기 판로기반을 마련하고, 시장수요가 확인된 제품을 졸업시켜 민간 홈쇼핑사와 거래하도록 지원하는 상호보완적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따라서 낮은 수수료를 받는 공영홈쇼핑은 민간홈쇼핑과 황금채널 확보를 위한 송출수수료 경쟁을 할 수 없으며, 비황금 채널을 이용, 지역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와의 협력관계 구축 등을 통해 송출수수료를 최소화할 예정이다.

4 공영 홈쇼핑이 과당경쟁 유발?

홈쇼핑 업계는 과당경쟁을 이유로 들어 진입규제를 주장하고 있으나, 불경기로 인한 전체적인 유통업계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홈쇼핑 시장만큼은 매년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또 홈쇼핑업체의 경우 10%대 당기순이익률을 기록하는 한편 남은 이윤을 사내유보금으로 비축하고 있다. 이러한 초과이윤은 현재 홈쇼핑의 독과점적인 시장 구조에 따라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현상이다. 공영홈쇼핑은 중소기업제품 및 농수산물을 100% 취급해 기존 홈쇼핑업체와 차별화된다. 이 때문에 기존 업계에서 주장하는 ‘과당경쟁’은 없다고 볼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공영홈쇼핑 신설을 통해 독과점으로 초과수익을 올리고 있는 홈쇼핑사의 수수료 인하 및 불공정 관행을 근절하는 추가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5 공영 홈쇼핑 적자 우려는

기존 홈쇼핑 업체의 경우 30% 중반대의 판매수수료율을 적용해 8∼10%대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타 업종의 영업이익률(예를 들어 포스코 4.8%, 대형 유통업체 6∼7% 등)을 훨씬 웃도는 이익률이다. 이에 반해 공영홈쇼핑은 회사 운영에 필요한 최소한의 이익을 목적으로 운영돼 기존 민간 홈쇼핑 업체 대비 10% 정도 낮은 20%대의 수수료율을 적용해도 충분히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경영이 가능하다. 또 불경기로 인한 전체적인 유통업계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홈쇼핑 시장만큼은 매년 두 자릿수 이상으로 계속 성장하고 있는 시장으로서 기업경영에 필요한 지속적인 매출을 확보할 수 있어 일각에서 우려하는 적자문제는 고려대상이 아니다.

6 갑질 횡포 방지계획은

기존 홈쇼핑사의 슈퍼 갑질인 도박 빚, 전처(前妻) 생활비까지 뜯어낼 정도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불공정 행위는 과거 검찰 수사 등에서 나타난 것처럼 일반인의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까지 도달해 있다. 공영홈쇼핑은 기존 홈쇼핑사의 불공정 관행을 근절하기 위해 ‘10대 윤리강령’을 제정했다. 임직원 10대 윤리강령은 불공정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모든 절차를 명문화된 계약서에 근거해 진행하고 협력사로부터 일절 편의를 받지 않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7 유통시장 영향은

공영홈쇼핑은 현재 30%대인 수수료율을 20%대로 낮추고 초기 창업기업의 창의적 제품에 문호를 개방, 창조혁신제품을 가진 중소기업이 쉽게 판로를 찾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는 창조혁신제품을 홈쇼핑을 통해 직접 소개, 매출증대와 창업 저변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 또 국내산 농·축·수산물의 판로개척 지원으로 농어업인 소득증대에 이바지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공영홈쇼핑은 민간 홈쇼핑의 불공정 거래 관행을 개선하고, 민간 홈쇼핑사의 수수료율 인하를 유도할 수도 있다. 공영홈쇼핑이 TV홈쇼핑 시장에 진입하면 홈쇼핑 방송시간의 가격을 낮추도록 유도하고, 이를 통해 독과점 이윤을 줄이며, 줄어든 독과점 이윤만큼이 그대로 사회적 후생증가로 연결돼 소비자와 중소기업에 돌아가는 효과가 나타나게 된다.

8 앞으로 운영방향은

공영홈쇼핑은 수입제품을 배제한 창의·혁신 제품과 국내농산물을 판매해 창조경제의 구체적인 성과를 창출하고 자유무역협정(FTA)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농어민의 경쟁력 강화를 지원한다. 또 앞으로 인터넷·모바일·오프라인의 ‘3-SCREEN 채널’ 연계 판매를 지원하는 창조혁신제품 통합 유통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해, 정부의 수출지원사업 등을 활용한 창의·혁신 제품과 국내 농수축산물의 해외 진출도 촉진할 계획이다. 이뿐만 아니라 전국의 창조경제혁신센터를 통해 우수 상품을 발굴·판매함으로써 각 지역의 혁신적인 창업기업의 성장을 지원하고 이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내수기반 확충을 도모할 예정이다.

9 홈쇼핑 업계 반응은

공영홈쇼핑 개국에 대해 기존 TV 홈쇼핑 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수수료 경쟁 등으로 인해 그렇지 않아도 경영환경이 좋지 않은 홈쇼핑 업체들이 자칫 ‘공멸’할 수 있다는 걱정 때문이다. 이를 증명할 수 있는 데이터로 홈쇼핑 업계는 SO들의 홈쇼핑 송출료 수수료 비중의 급증을 들고 있다. 공영홈쇼핑의 등장이 수수료를 낮춰 중소기업 등이 이익을 늘리기보다는 SO 사업자들의 배만 채워주게 될 수 있다는 게 민간 홈쇼핑 업체들의 주장이다. 실제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2013년 SO의 홈쇼핑 송출 수수료는 7489억 원으로 전체 매출액의 31.5%나 됐다. 특히 2010년까지만 해도 14~16% 수준이던 SO의 홈쇼핑 송출 수수료 비중은 중소기업 전문 홈쇼핑을 내세우며 2011년 개국한 홈앤쇼핑 출범 이후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했다.

10 공영홈쇼핑 성공할까

홈쇼핑 업계에서는 또 하나의 공영홈쇼핑의 성공 여부에 대해 비관적인 시각이 많다. 이미 선례가 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중앙회 등이 대주주인 홈앤쇼핑은 중소기업을 위한 공익채널을 표방하며 2011년 출범 당시 공영홈쇼핑과 같이 판매수수료율 20%대를 약속했었다. 그러나 현재 홈앤쇼핑의 수수료율은 31.5%로 다른 민간 홈쇼핑 업체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홈쇼핑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농식품 판매에 주력하겠다던 농수산홈쇼핑은 결국 NS홈쇼핑으로 이름을 바꾸고 판매 상품군을 다양화하고 있다”며 “또다시 공영홈쇼핑이 출범해 성공할 수 있으리라는 장담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민철·임대환·박정민 기자 mindo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