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필승’ 의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여부를 결정하는 임시주주총회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김신(가운데) 삼성물산 사장이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서 열린 사장단회의를 마치고 나와 합병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동훈 기자 dhk@

법원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인수·합병(M&A)에 반대하는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와 삼성물산이 벌이고 있는 소송의 항고심 결론을 16일까지 내리기로 했다.

서울고법 민사40부(부장 이태종)는 14일 열린 재판에서 엘리엇이 제기한 삼성물산의 자사주 KCC 매각 무효 가처분 신청 항고심과 삼성물산의 주주총회 금지 가처분 신청 항고심을 묶어 삼성물산 주주총회가 열리는 17일 전까지 결론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항고심 결과가 주주총회 전날 나오는 만큼, 법원의 결정이 주주들의 판단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예측했다. 서울의 한 법무법인 M&A 전문 변호사는 15일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모르지만, 주총 전날에 법원 판단이 나오게 될 경우 해당 내용은 주주들의 결정에 큰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며 “법원에서 엘리엇의 행동에 대해 일종의 기준을 제시해주는 형태가 되기 때문에 재판부 입장에서도 신중하게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물산과 엘리엇 측이 주주 확보 전쟁을 벌이고 있지만, 법원의 결정에 따라 주주들의 판단이 바뀔 수 있다”며 “하루 전에 결과가 나오는 만큼 법원의 판단과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여부를 결정하는 주총 결과가 비슷하게 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14일 재판부는 엘리엇이 ‘삼성물산이 자사주를 KCC에 넘긴 행위를 막고, 이미 넘어간 지분이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막아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의 항고심 심리를 진행했다. 엘리엇 측은 “삼성물산이 자기주식을 처분한 것은 처분 목적과 시기, 처분 상대방 선택 등에 있어 공정성과 합리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개정상법에 따르면 자사주 거래와 관련한 주주 평등의 원칙이 규정돼 있는데, 삼성물산의 자사주 처분은 특정 주주를 위한 것으로 평등의 원칙에 위반된다는 것이다.

이후연 기자 leewh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