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이르면 9일 인터넷 전문 은행 선발 절차를 공개하고, 9월부터 설립 신청을 받을 방침이다. 이에 따라 인터넷은행 시장 진출을 물밑에서 타진해온 제1·2 금융권과 산업계 등의 짝짓기가 이달 중순을 기점으로 본격화할 전망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8일 “인터넷은행 선발 과정을 맡게 된 금융감독원이 오는 9일이나 10일에 홈페이지를 통해 인가 절차를 공개할 것”이라면서 “23년 만에 새로운 형태의 은행을 신규로 인가하는 것이어서 선발 절차를 일찌감치 공개키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이어 오는 22일 인터넷은행 선발 절차와 관련된 공개 설명회를 열고 9월 중에 예비인가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금융당국이 12월 시범 사업자를 인가하고 내년 상반기에 본인가를 내줄 계획임에 따라 제1·2금융권과 산업계의 선점 경쟁이 연내 본격화할 전망이다.
　
특히 인터넷 은행은 금융과 정보통신기술(ICT)의 컨버전스(융합화) 모델인 만큼 제1·2금융권과 ICT 업계의 컨소시엄 구성이 다음주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 역시 핀테크(금융IT)혁신이 가능한 주주 구성을 선호하고 있다.
　
현재로선 우리은행·기업은행·부산은행 등 은행권과 미래에셋증권·키움증권·교보생명 등 제2금융권, 다음카카오·네이버·KT 등 ICT 업계가 각각 인터넷 은행 사업 진출을 선언했거나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은 인터넷 은행 설립에 앞서 시범 모델을 운영하면서 ‘몸풀기’에 나선 상황이다. 60만여 계좌를 보유한 키움증권은 진출 의사를 공식화했으며, 미래에셋증권은 지난달부터 인터넷 은행 설립을 위한 전담팀을 운영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선발 일정에 맞춰 산업자본에도 인터넷은행 지분을 50%까지 보유토록 하기 위해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 소유 금지) 규정을 푸는 방향으로 은행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은행법 개정이 안 되더라도 우선 1, 2곳을 선정해 시범 사업을 하도록 하고, 향후 관련 법이 개정되면 추가로 인가를 내준다는 방침이다. 다만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은행 소유는 앞으로도 막겠다는 방침이어서 이들 기업집단은 현행 규정(은행지분 4%까지 보유)에 맞춰 파트너를 물색하고 있다.

이관범 기자 frog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