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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퇴출 등 제재방안 검토”
동료 캐디들 “부정행위” 비판
세영, 임시로 박세리 캐디 고용

김세영(22·사진 오른쪽)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3번째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을 코앞에 두고 악재를 만났다.

미국 골프전문매체 골프채널은 8일(한국시간) 김세영의 캐디 폴 푸스코(왼쪽)가 사진 촬영이 금지된 핀 위치를 휴대전화 카메라로 촬영하다 미국골프협회(USGA)에 적발됐다고 보도했다. 이 때문에 푸스코는 9일 오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랭커스터 골프장에서 개막되는 제70회 US여자오픈 출전 금지 징계를 받았다. 김세영은 곧바로 이번 대회에 기권한 박세리(38)의 캐디 스티브 셸러드를 임시로 고용했다.

USGA는 “푸스코가 촬영한 것은 홀의 위치와 티잉 그라운드에서부터 핀까지 거리가 담긴 홀 야디지”라며 “심지어 대회 기간의 바람 방향 등 기상 정보까지 포함됐다”고 밝혔다. USGA는 핀 위치나 전장 등 코스에 대한 정보는 대회 당일 공개하고 있다.

푸스코는 골프채널과의 전화 통화에서 “할 말은 많지만 대회가 끝날 때까지 자세한 얘기를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세영은 “소식을 듣고 몹시 놀랐다”면서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세영 측은 USGA 사무실에 간 푸스코가 벽 게시판에 핀 위치 마크가 있길래 휴대전화로 촬영했고, USGA 직원이 제지하자 사진을 삭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동료 캐디들도 푸스코의 행동을 비판했다. 익명의 캐디는 “만일 사실이라면 부정행위”라면서 “마치 수학이나 영어 시험의 질문을 미리 알고 시험을 치는 꼴”이라고 비난했다. 또 다른 캐디는 “선수에게 부정행위를 조장하는 건 캐디의 자질을 의심케 하는 짓”이라고 밝혔다.

US여자오픈이 끝난 뒤 다시 푸스코가 김세영의 캐디를 맡을지는 알 수 없다. 부정행위를 한 캐디를 다시 고용하는 것은 도덕적으로 논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LPGA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아직 이 문제와 관련해 USGA로부터 구체적인 내용을 전달받지 못했다”며 “앞으로 자체 논의를 거쳐 푸스코에 대한 퇴출 등 제재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푸스코는 한때 PGA투어의 비제이 싱(54·피지)의 캐디로 일했고 LPGA투어에서 최나연(28)의 백을 멨던 베테랑이다. 푸스코는 지난해 12월 김세영이 퀄리파잉스쿨을 통과하자 곧바로 계약했고 지난 6개월 동안 김세영과 2승을 합작했다.

최명식 기자 mscho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