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유승민, 의총서 목 쳐달라고 해… 표대결 최대한 피할 것”

이미지 크게보기무표정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긴급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장으로 들어서는 과정에서 취재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김선규 기자 ufokim@

黨靑관계 악화 속 사퇴 불가피… 여권내 갈등 방치 안된다 판단

원유철 “朴정부 성공·與미래 위해 劉 정치적 결단 하도록 해줘야”

친박 “90도 고개 숙여 사과 뒤 사퇴 뜻 없다니 모순” 劉 압박

새누리당 지도부가 7일 유승민 원내대표의 사퇴 권고 결의안 채택을 위한 의원총회를 소집한 것은 유 원내대표의 거취를 둘러싼 여권 내 갈등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 이후 친박(친박근혜)계는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노골적으로 요구하고 이에 비박(비박근혜)계 역시 세 대결로 맞서는 등 당내 계파 갈등이 계속되는 데다, 당·청 관계도 악화 일로를 걷고 있는 상황에서 유 원내대표의 사퇴가 불가피하다는 결정이다. 단 유 원내대표의 억울함에도 어느 정도 공감하고, 의총이 당내 갈등의 새로운 시발점이 돼선 안 된다는 판단에서 표 대결은 최대한 배제하고 유 원내대표의 ‘결단’을 도울 수 있는 사퇴 권고 결의안 채택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7일 열린 긴급최고위원회의에서는 애초 신임 여부를 묻는 투표를 진행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됐다. 하지만 유 원내대표와 러닝메이트였던 원유철 정책위의장이 “당이 분란에 빠지고 심각한 내홍에 치유할 수 없는 상황으로 가니 본인이 결정할 수 있게끔 권고안을 내자”고 제안해 받아들여졌다. 원 정책위의장은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표 대결만은 절대 안 되고 본인이 결단하게 만들어 줘야 한다”며 “결의안은 박근혜정부의 성공과 새누리당의 미래를 위해 유 원내대표가 정치적 결단을 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최고위원회의는 6일 유 원내대표를 제외한 당 지도부의 긴급 모임에서 결정됐다. 김태호 최고위원은 7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유 원내대표 거취를 둘러싼 논란이 더 이상 지속되는 것은 당에 이롭지 못하고 당내 갈등의 골만 더 깊어질 수 있다”며 “유 원내대표에 대한 아쉬움은 최고위 참석자 모두 갖고 있지만 현재 상황을 두고만 볼 수 없어 의총 소집 권한이 있는 최고위원들이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고위원들은 친박계가 의총 개최를 위한 서명을 받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세 싸움으로 비화될 수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친박계는 유 원내대표가 7일 오전까지도 사퇴 의사를 내비치지 않자 격앙된 모습을 보이며 유 원내대표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최고위에서 의총 소집을 결정하기 전까지 의총 개최를 요구하는 의원 수도 50명을 넘었다고 김태흠 의원이 밝혔다. 김 의원은 “사퇴할 생각이 없다는 사람이 90도 고개 숙이고 사과한 것은 모순된 행동”이라며 “유 원내대표는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