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강력범죄 수감자 DNA 대조… ‘13년前 성폭행범’ 잡았다

범인이 잡히지 않은 채 10년의 공소시효가 지나 미제 사건으로 마무리될 뻔한 성폭행 사건의 범인이 범행 13년 만에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범행 당시 DNA 증거가 확보됐는데, 범행을 증명할 과학적 증거가 확보될 경우 공소시효를 연장하는 특례법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서울서부지검 형사3부(부장 이기선)는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특수강간) 혐의로 양모(41) 씨를 기소했다고 3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양 씨는 지난 2002년 2월 새벽 서울 마포구 한 주택에 침입해 두 살배기 딸과 잠을 자고 있던 A(여·당시 25세) 씨를 흉기로 위협해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 당시 경찰은 피의자의 DNA를 확보했다. 그러나 비교 대조군을 찾지 못해 범인을 특정할 수 없었고, 결국 범인 검거에 실패했다. 해당 사건은 미제 사건으로 마무리되는 듯했다.

하지만 지난 2010년 7월 ‘DNA신원확인정보의이용및보호에관한법률’이 시행돼 살인·강간 등 강력범죄를 저지른 수감자들의 DNA를 채취할 수 있게 되면서 미궁에 빠졌던 사건의 전모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사건 당시 확보한 피의자의 DNA를 수감자들의 DNA와 비교 분석하던 대검찰청 과학수사팀이 양 씨를 범인으로 지목했고, 검찰이 자백을 받아내면서 13년 4개월 만에 부녀자 성폭행 사건의 범인을 밝혀낼 수 있었다.

양 씨는 지난 2002년부터 2005년까지 A 씨 외에 총 6명을 성폭행해 징역 13년6월을 선고받고 서울남부교도소에 이미 수감 돼 있는 상태다.

강승현 기자 byhum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