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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빈 자리 당초 2일 회의가 열릴 예정이었던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장이 비어있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거취문제를 둘러싼 여권 내부의 갈등으로 개회 여부를 둘러싸고 논란을 빚었으나 여야는 3일 회의를 열기로 합의했다. 김낙중 기자 sanjoong@
김태호 “劉 사퇴해야” 만류에도 거듭 주장
김무성은 “회의 끝내” 자리 박차고 나가버려
“무슨 이런 회의가 있어” 고성·막말속 중단 파행
“그만해”(김무성 대표), “무슨 이런 회의가 다 있어”(김태호 최고위원), “개××”(김학용 대표 비서실장).
2일 오전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는 막장 드라마에서나 나올 법한 장면을 연상케 하는 상황들이 벌어졌다.이날 회의는 김태호 최고위원이 유승민 원내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면서 파행으로 치닫기 시작했다. 비박(비박근혜)계 인사들의 반대 발언과 김무성 대표의 수차례 제지에도 불구하고 김 최고위원이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거듭 촉구하려했고 이 과정에서 고성과 막말 심지어 욕설이 난무하는 한심하기 짝이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김 대표는 결국 회의 중단을 선언한 뒤 의자를 박차고 일어나 회의장을 빠져나갔다. 이런 가운데 김학용 대표 비서실장은 기자들 앞에서 김 최고위원을 “개××”라고 표현했다. 김 최고위원은 회의장을 빠져나가는 김 대표를 향해 “무슨 이런 회의가 있어”라는 반말로 항의하는 등 정제되지 않은 장면이 동시에 연출되기도 했다. 이처럼 비공개회의가 시작하기도 전에 중단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는 김 대표와 유 원내대표의 추가경정예산 처리 방안 등에 대한 언급으로 시작됐다. 하지만 김 최고위원이 먼저 사달을 일으켰다. 김 최고위원은 “개인적으로 유 원내대표를 정말 존경한다. 이런 분 앞에서 매일 이런 얘기를 한다는 게, 저도 고통스럽다”면서도 즉각적인 사퇴를 촉구했다. 김 최고위원은 “개인의 자존심도, 명예도, 권력의지도 중요하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정권의 안정이다”면서 유 원내대표가 권력의지 때문에 사퇴를 주저하는 게 아니냐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자 원유철 정책위의장이 “계속 유 원내대표에게 그만두라고 하는 것이 이해가 안 된다”고 항의한 뒤 “(유 원내대표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자는 최고위원회의의 결정이 나온 지) 3일 밖에 안됐는데, 1주일이 지났나, 열흘이 지났나. 1주일을 못 기다리나”라고 쏘아붙였다. 원 정책위의장은 유 원내대표의 원내대표 경선 러닝메이트였다. 이에 김 최고위원이 “한 말씀 더 하겠다” “잘못 전달되면 안 된다”면서 연이어 발언 기회를 요구했고, 김 대표가 “그만하라”고 소리를 높였다. 김 최고위원이 계속하려 하자 김 대표는 결국 “회의를 끝내겠다”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김 최고위원은 퇴장하는 김 대표에게 “이러실 수 있느냐”면서 “사퇴 이유가 왜 없어. 무슨 이런 회의가 있어”라고 거칠게 항의했다.
이 같은 장면을 곤혹스러운 표정으로 차분히 지켜보던 유 원내대표는 조용히 자리를 떴다. 친박계 좌장인 서청원 최고위원도 착잡한 표정을 보이며 퇴장하기도 했다. 김 대표를 따라 나가던 김 비서실장은 기자들이 지켜보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김 최고위원을 겨냥해 “개××”라며 극단적인 감정을 드러냈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의 파행은 최근 유 원내대표의 사퇴 문제를 놓고 당이 두 쪽으로 쪼개진 단면을 재차 연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새누리당은 이 같은 내홍이 장기화되면서 당직 인선, 총선 체제 조기 전환 등 일상적인 당무를 멈춰 세운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의 한 당직자는 “국회법 개정안으로 촉발된 논란이 당내 구성원들에게 큰 상처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김만용·이화종 기자 my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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