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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담뱃값 인상 직후 금연을 결심했던 직장인 최모(30) 씨는 최근 담배를 다시 입에 물었다. 2000원가량 인상된 담뱃값이 부담스러워 전자담배까지 구입하며 안간힘을 썼지만 결국 ‘금연 성공’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최 씨는 “담뱃값이 오른다는 소식에 금연을 결심했지만 결국 실패했다”면서 “오른 담뱃값이 어느새 익숙해지면서 줄였던 담배도 다시 작년만큼 피우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장인 황모(29) 씨도 “주변에 담뱃값 때문에 잠시 금연을 했던 사람들 열 명 중 아홉 명 정도가 다시 흡연하고 있다”면서 “담뱃값 인상이 흡연자들에게 일시적으로 금연하도록 자극하는 효과는 있었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 큰 효과는 없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 건강 증진’을 이유로 지난 1월 정부가 담뱃값을 올린 지 6개월이 지났지만 금연 효과는 기대만큼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담뱃값 인상으로 급감했던 담배 판매량도 서서히 증가해 예년 수준을 회복하고 있다.

30일 관련 부처에 따르면 담뱃값 인상 직후인 올해 1~2월 전체 담배 반출량(공장·창고에서 담배가 반출되는 수량)은 각각 1억7000만 갑과 1억7900만 갑으로 지난해 12월 2억9500만 갑에 비해 크게 하락했다. 그러나 이 같은 감소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지난 3월 담배 반출량은 2억4300만 갑에 달했고 4월에도 2억9100만 갑을 기록하며 증가세를 이어갔다.

KT&G 관계자는 “담뱃값 인상 직후 급격히 하락했던 담배 판매량이 다시 늘고 있는 추세”라면서 “아직 예년보다는 모자라지만 곧 비슷한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담뱃값 인상 직후 판매 부진에 시달리던 편의점들도 대부분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다. 다만 담뱃값 인상으로 카드결제가 늘면서 가판대나 구멍가게 등 소상인들의 매출은 급락했다. 서울 종로구의 한 편의점 점원은 “인상 직후에는 담배를 사려다 그냥 돌아가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그런 고민을 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강승현 기자 byhum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