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리오넬 메시(앞)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연합뉴스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의 레알 마드리드-FC 바르셀로나의 라이벌전은 ‘엘 클라시코’로 불린다. 엘 클라시코는 한 시즌에 2번 홈앤드어웨이로 열린다. 2014∼2015시즌 전적은 1승 1패. 역대 전적은 레알 마드리드가 92승 48무 90패로 근소하게 앞서 있다. 1930년대 정권을 잡은 독재자 프랑코는 레알 마드리드의 열렬한 팬이었고 다른 팀들은 탄압했다. 특히 정치적으로 반대편에 서 있던 카탈루냐 지역의 FC 바르셀로나를 못살게 굴었다. 이런 역사적 배경을 지니고 있기에 감정의 골이 깊다. 엘 클라시코의 하이라이트는 슈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와 리오넬 메시(FC 바르셀로나)의 득점 경쟁이다. 이 둘을 빼고 엘 클라시코를 논하긴 어렵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에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리버풀이 견원지간이다. 양 팀 모두 빨간색 유니폼을 입기에 ‘레즈 더비’라고 한다. 리버풀은 항구도시, 맨체스터는 공업도시. 19세기 말 맨체스터 운하가 개통되면서 맨체스터에서 생산된 제품이 리버풀을 거치지 않고 팔려 나갔고 이로 인해 리버풀의 지역 경제가 쇠퇴해 두 도시는 ‘적’이 됐다. 1894년 처음 격돌한 뒤 지금까지 191회 싸워 맨유가 76승 51무 64패로 약간 앞서고 있다.

남미에선 아르헨티나의 보카주니어스-리버플레이트의 경기가 ‘수페르 클라시코’로 불리며 최고의 라이벌전으로 꼽힌다. 영국 옵서버는 지난 2004년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스포츠 매치’ 1위로 수페르 클라시코를 꼽았을 정도다. 두 팀은 모두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노동자 거주지역인 보카에 뿌리를 두고 있었지만 리버플레이트가 부유층 동네인 누네즈로 연고지를 옮기며 갈등관계가 깊어졌다. 양 팀의 대결 때마다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는데, 지난 1968년에는 팬끼리 충돌해 무려 71명이 사망하고 150명이 부상하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뉴욕 양키스의 자존심 싸움도 빼놓을 수 없다. 두 팀은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 속해 항상 치열한 순위경쟁을 벌여 왔다. ‘악연’은 1920년 메이저리그의 전설적인 홈런왕 베이브 루스가 레드삭스에서 양키스로 이적하면서 시작됐다. 루스가 이적한 뒤 양키스는 1923년 첫 월드시리즈 우승을 시작으로 1935년까지 총 4차례 정상에 올랐다. 반면 레드삭스는 1918년 이후 2004년까지 86년간 우승하지 못했다. ‘밤비노(루스의 애칭) 저주’다.

크리켓에서 ‘디 애시즈’로 통하는 영국-호주의 경기는 빅매치 중 으뜸이다. 1882년 영국에서 벌어진 경기에서 영국이 자국의 식민지라고 생각하던 호주에 처음으로 지면서 디 애시즈의 파란만장한 ‘삶’이 시작됐다. ‘애시즈’(재)는 이때의 패배를 두고 영국의 한 신문이 “영국의 크리켓은 죽었으며 그 재를 호주에 보낸다”는 헤드라인을 게재한 데서 유래됐다. 이후 1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팽팽한 라이벌 구도가 형성됐다. 5차전으로 진행되는 디 애시즈에서 양국은 그동안 300차례 맞붙었다. 지난 시즌에는 5차전 중에 호주가 4번, 영국이 1번 이겼다. 역대 전적에서는 호주가 128승으로 영국(103승)보다 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김인구·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