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미한 수익 매달리기보다
고객 ‘록인’ 통해 플랫폼 강화
구글도 사실상 수수료 없어

스마트 결제 시스템 ‘페이’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인 삼성전자와 네이버가 결제 수수료 수익을 사실상 포기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미한 카드 결제 수수료에 매달리기보다는 사용자 ‘록인(Lock-in·사용자 가두기)’을 통해 플랫폼의 입지 강화를 노린다는 전략이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결제 서비스 ‘삼성페이’와 ‘네이버페이’를 선보일 삼성전자와 네이버는 카드사로부터 결제 수수료를 거의 받지 않을 방침이다. 현재 카드 결제의 경우 대형마트에서 물건을 샀다고 가정하면 카드사는 결제 금액에서 1%대 후반에서 2%대 초반으로 책정된 수수료를 가져간다. 중간에 페이 사업자가 들어가면 카드사 몫의 수수료에서 일부를 페이 사업자에도 떼줘야 한다.

카드사 입장에서는 책정된 카드 수수료에서 추가적인 수수료를 페이 사업자가 요구하면 참여가 부담스러워질 수밖에 없다. 페이 사업자에 줘야 할 수수료가 커질수록 수익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초반에 카카오페이가 카드사와 협력을 이끌어내는 데 애를 먹었던 이유도 카드사와 수수료 갈등이 있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양사는 페이 서비스를 통해 결제 수수료보다는 카드사와 사용자 저변 확대를 통해 플랫폼 사업자로서 입지 강화를 노린다는 전략을 세웠다.

특히 네이버의 경우 그동안 이용자들은 쇼핑 검색을 한 뒤 물건을 구매하기 위해 온라인몰 등으로 빠져나가야 하다 보니, 네이버에서 검색하는 경우보다 아예 온라인몰을 방문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네이버페이가 도입되면 검색부터 결제까지 끊임없이 네이버에서 이용이 가능해 플랫폼 입지를 강화할 수 있게 된다. 네이버 모바일 검색 중 쇼핑 관련 키워드는 34%에 달한다.

삼성페이 역시 비슷하다. 삼성페이에 한 번 카드를 등록해서 사용하기 시작하면 계속 삼성전자 스마트폰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 갤럭시 특화 서비스를 통해 사용자들의 충성도를 높일 수 있다는 측면도 있다. 향후 삼성페이에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붙이는 방식도 가능하다. 실제 삼성전자는 각각 6월 30일과 7월 15일 해외와 국내에서 기존 지갑 서비스 삼성월렛을 종료하며 쿠폰 관리 등 기존 삼성월렛 서비스를 삼성페이에 붙일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사업자의 경우도 사실상 수수료를 받지 않고 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페이에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을 방침이다. 애플은 결제 금액의 0.15%를 애플페이의 수수료로 받고 있지만, 이는 애플 전체 매출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