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역시 내년 1월 치러질 대만 총통선거에 신경을 쓰고 있다. 특히 지난해 홍콩 민주화 시위 이후 대만에서도 반중 감정이 높아지면서 국민당 지지율이 떨어지자 지난 5월 7년 만에 국·공 수뇌회담을 한 데 이어 국민당 후보 결정 시기에 맞춰 대만인의 무비자 정책을 발표하는 등 국민당에 대해 지원사격을 펼치고 있다.

18일 신화(新華)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날 중국 국무원은 ‘중국 공민의 대만지역 왕래관리방식’ 규정에 따라 대만인이 대륙을 오갈 때 비자(입경허가증)를 면제키로 했다고 밝혔다. 새로운 규정은 오는 7월 1일부터 시행된다. 위정성(兪正聲)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은 14일 푸젠(福建)성 샤먼(厦門)시에서 개최된 양안 제7차 해협포럼 개막식에서 “양안 동포 간의 교류 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하는 대만인들에게 비자를 면제해 주는 방안을 포함해 적절한 시기에 카드 방식의 대만동포증을 발급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대만과 홍콩, 마카오인들이 중국을 방문하려면 비자와 유사한 입경허가증을 발급받아야 한다. 대만동포증은 대만인이 중국 체류 시 필요한 신분증으로 여권과 유사한 기능을 한다.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은 지난 2012년 집권 이후 중국과 교류 협력을 강화해 왔다. 대만은 올 상반기 안에 중국인의 대만 방문 비자를 간소화하고 중국인 해외 여행자들의 환승을 허용하는 등 양안 간의 협력을 한층 강화할 방침이다.

지난해 홍콩 민주화 시위 이후 대만에서도 지지 분위기가 높아지면서 국민당은 지난해 11월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참패하는 등 지지율 하락을 겪었고 마 총통은 주석 자리를 내놓았다. 이 분위기대로라면 야당인 민주진보당의 집권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그러자 중국은 지난달 7년 만의 국·공 수뇌회담을 하는 등 우회적으로 국민당 밀어주기에 나섰다. 이를 인식한 민진당의 차이잉원(蔡英文) 후보는 “민진당이 집권하더라도 중국과의 협력은 발전시킬 것”이라며 안정을 원하는 중도층 끌어안기에 나섰다.

베이징 = 박세영 특파원 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