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지난 17일 울산 북구 중산동 세대공감창의놀이터 내 ‘그물놀이터’에서 어린이들이 그물을 타고 놀며 활짝 웃고 있다. 울산 북구청 제공

악취로 가득했던 울산의 한 혐오시설이 아이들의 웃음이 넘치는 창의 놀이터로 대변신, 인기를 모으고 있다.

울산 북구는 중산동에 위치한 옛 음식물 자원화 시설을 가족 중심 친환경 체험공간인 ‘세대공감창의놀이터’로 바꿔 지난 9일 개관했다. 음식물 쓰레기로 악취가 가득했던 건물에 어린이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는 그물놀이터와 나무 놀이터를 만들고, 이곳 마을 주민들이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할 마을공방, 마을 사랑방을 꾸민 것이다.

17일 오후 이곳 나무놀이터를 찾은 아이와 어머니들은 하나같이 탄성을 자아냈다.

중구 반구동에서 네 살배기 아이와 함께 이곳을 찾은 양수경(여·36) 씨는 “창의 놀이터라는 이름만 듣고 뭔가 색다를 것 같아 이곳을 찾아왔는데, 직접 와보니 실제로 다양한 놀이기구가 있는 데다, 모두 인체에 무해한 나무로 돼 있어 놀랐다”며 “이 시설이 옛날에 음식물 악취가 넘치는 혐오시설이라는 게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구 성안동에서 어머니와 함께 이곳을 찾아 그물놀이터에서 7m 높이의 그물을 타고 놀던 박준혁(12) 군도 “아무것도 모르고 어머니를 따라왔는데, 처음 보는 그물 놀이시설이 너무 재밌다”며 웃음을 지었다.

그러나 이 건물은 10여 년 전만 해도 지역 주민에게 애물 덩어리에 불과했다. 2005년 지렁이를 이용해 지역의 음식물 쓰레기를 퇴비로 만들기 위해 지어진 음식물 자원화 시설이었지만, 부실시공 등으로 가동할 때마다 악취가 진동해 주민들에게 큰 불편을 끼쳤기 때문이다. 급기야 북구는 2008년 음식물 쓰레기 자원화 시설 가동을 전격 중단하고, 2013년부터 42억여 원을 들여 세대공감창의놀이터로 용도를 바꾸는 공사에 들어가 2년여 만에 완공했다.

창의놀이터는 운영시간과 정원이 정해져 있어 인터넷(https://nori.bukgu.ulsan.kr)을 통해 사전 예약을 통해서만 이용할 수 있다. 안전 사고를 막기 위해 자원봉사요원 50명이 항상 주변을 살피고 있어, 부모와 아이들이 안전하게 시설을 즐길 수 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예약을 했다 취소하는 경우도 많지만, 주말이면 수용 인원 250명을 가득 채울 정도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김시찬 북구 창의놀이터 주무관은 “그동안 어려운 과정을 거쳐 새롭게 단장된 시설인 만큼 많은 지역주민들이 즐겁게 이용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울산 = 곽시열 기자 sykwa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