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젊은층 확산 ②강한 전파력 ③예상 넘은 잠복기…‘새 현상’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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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자에게 주로 발생… (×)
50세 미만 56명… 37.3%
추가 5명중 3명 30~40대

2m내 1시간이상 노출… (×)
10여분만 접촉했는데 감염
다른 층까지 바이러스 퍼져

1명 전파력 0.6~0.8명… (×)
14번째 환자 70명 넘게 전파

최대 잠복기는 2주… (?)
사우디 연구결과 6주간 유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국내 감염자가 급증하면서 중동에서 나타났던 메르스에 대한 통설들이 계속 깨지고 있다. 중동에서 나타난 바이러스와 한국의 바이러스는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우리나라만의 병원 문화를 비롯한 지역적 환경적 특성 탓에 중동과 달리 강한 전파력을 바탕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젊은 층도 다수 발병=15일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까지 확진자 150명 중 50세 미만이 56명으로 37.3%에 달한다. 기존에 메르스는 50세 이상의 고령자에게서 주로 발생한다는 통설과는 차이가 있다. 14일에는 추가 확진자로 분류된 7명 중 4명이 30∼40대였으며, 15일 추가된 5명의 확진자 중에서도 3명이 30∼40대였다. 이는 확산 초기에 확진자 대다수가 체력이 떨어지고 각종 질환에 걸리기 쉬운 50∼70대였던 것과 다른 양상이다. 메르스가 주로 노인 환자에게 감염된다는 그동안의 통설이 점차 설득력을 잃어가는 셈이다. 메르스 최초·최다 발병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2014년 통계를 보면 고령자에 일부 쏠림 현상이 나타났다. 환자의 연령별 비중은 15∼29세가 15.0%, 30∼44세 24.9%, 45∼59세 25.2%, 60세 이상 31.7%였다.

◇밀접하지 않아도 감염=메르스가 비말(飛沫) 전파로 인해 ‘2m 이내에서 1시간 이상’ 노출이라는 기준도 우리나라에는 적용이 어렵다. 1차 유행의 진원지였던 평택성모병원에서는 같은 병실은 물론 같은 병동, 다른 층에까지 바이러스가 전파됐다. 의료진의 옷이나 공조기 등을 통해 전파가 확산된 것으로 분석된다. 또 서울아산병원의 청원경찰은 환자와 단 10여 분간 접촉했음에도 감염돼 짧은 시간에도 감염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직 비말 전파가 아닌 공기 전파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세계보건기구(WHO)를 비롯한 학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하지만 의료기관 등 바이러스가 노출된 공간에서의 방역대책은 공기 감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보수적으로 실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전파력 데이터도 무색=또 메르스 감염자 1명이 전파할 수 있는 감염자의 숫자도 우리나라는 기존 중동의 데이터와 차이가 있었다. 중동에서는 메르스 감염자 1명의 전파력은 0.6∼0.8명으로 채 한 명도 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됐다. 하지만 메르스 국내 첫 환자(68)는 30명을 감염시켰고, 삼성서울병원에서 2차 확산을 일으킨 14번째 환자(35)는 70명 넘게 감염시켰다. 이외에도 15번째 환자(35), 16번째 환자(40)도 다수의 환자를 감염시켰다. 또 최초 감염자의 전파력이 가장 강력하고 2차 감염자부터는 전파력이 약화된다는 공식도 국내에서는 적용하기 어렵다. 이미 2차 감염자인 14번째 환자가 국내 첫 감염자보다 많은 사람을 감염시켰기 때문이다.

◇최대 잠복기 논란도=메르스의 최대 잠복기가 2주로 알려져 있지만 이조차도 불확실하다는 의견이 있다. 아직 국내에서 잠복기가 2주 이상이 되는 경우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최초 발병국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메르스 바이러스가 6주 동안 나타났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됐다. 한 여성 감염자에게서 메르스 바이러스가 양성반응을 보인 뒤 6주 동안 바이러스가 계속 유지된 만큼, 잠복기도 2주보다 더 길 수 있다는 견해다. 이에 따라 메르스 환자 중 완치자들도 장기간 추적 관찰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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