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근식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대외협력국장은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원자력 추진 잠수함(원잠)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데 공을 많이 들였다.

북한의 잠수함 전력을 억제하기 위한 군사전략 상의 이유는 기본이다. 그동안 제기돼 왔던 여러 난관도 최근 극복됐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기술적 문제는 이미 해소했으며 최대 걸림돌이었던 국제법적 문제도 해소됐다는 의미다. 실제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서명을 앞두고 있는 한미원자력협정 개정안에 따르면 한국은 20%까지 우라늄 농축권한을 확보한 상태다. 문 국장도 “원잠 원자로 개발에는 국회 동의가 필수적으로 비밀리에 진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국민 공감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국장은 “조만간 실전배치 될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위협을 억제하기 위해 원잠 개발은 필수적”이라며 “원잠은 강대국의 전유물이 아니고 우리 안보의 필수품으로 지금부터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문 국장은 “북한 SLBM 탑재 잠수함의 추적 및 감시를 위한 원잠 개발은 우리 국민의 생존이 걸린 중차대한 안보 현안”이라고 말했다.

방법론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문 국장은 “우선 우리는 핵무기 보유 의도가 없음을 대내외에 거듭 선포하고 2020년을 목표로 쇄빙선 등 선박용 원자로 제작을 추진해 일본 수준의 원자로 제작기술을 확보하겠다는 국가적 의지를 천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개발할 원잠 원자로는 농축도 20% 미만의 핵연료를 사용하는 프랑스형 루비급 핵잠(2640t급)이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원잠 임차론도 주장했다. 문 국장은 “인도가 러시아 원잠을 임차해 2012년 6번째 원잠 보유국 대열에 합류했고, 브라질은 2025년 확보를 목표로 건조를 추진 중이며, 북한 SLBM 억제를 위한 한·미 동맹 차원에서 미국에서 퇴역 중인 로스앤젤레스(LA)급 원잠 임차를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문 국장은 디젤 잠수함이 대안이 될 수 없는 이유에 대해 “원잠이 KTX라면 디젤 잠수함은 완행열차”라고 비유했다. 그는 “대통령이 직접 지휘할 정도로 극비리에 다루는 전략무기인 원잠의 전략적 가치는 디젤 잠수함의 10배 이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의 해전은 전함이 주도했고, 오늘날에는 항공모함이 주도하고 있지만 미래의 해전은 원잠이 주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